포항 스틸러스가 해트트릭을 달성한 노병준의 '원맨쇼'에 힘입어 지긋지긋한 '서울 징크스'를 깨뜨렸다.
포항은 26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벌어진 FC 서울과의 피스컵 코리아 2009 준결승 2차전 홈 경기에서 후반전 무려 다섯 골을 작렬하는 화끈한 공격력으로 5-2의 드라마틱한 역전극을 연출하며 서울전 7경기 연속 무승(1무6패) 사슬을 끊어냈다. 포항이 서울을 꺾은 것은 2006년 8월 30일 이후 3년 만이다.
1차전 원정경기에서 1-2로 패했던 포항은 이날 승리로 서울과 1승1패로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에서 앞서며 뒤집기에 성공했다. 서울은 수비를 두텁게 하고 역습을 노리는 전술로 후반 중반까지 앞서 나갔지만 김치곤의 퇴장과 함께 수비진이 붕괴, 무더기 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1차전에서 만회골을 터트렸던 노병준은 이날 해트트릭과 어시스트 1개를 올리는 '원맨쇼'로 역전 승부를 이끌며 '서울 킬러'로 떠올랐고 '조커'로 투입된 유창현은 천금의 동점골과 역전 결승골을 터트리며 포항의 새로운 주포임을 확인시켰다.
이날 경기는 노병준과 유창현을 위한 무대였다.
데닐손과 함께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투입된 노병준은 0-1로 뒤진 후반 1분 신형민이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올린 프리킥 크로스를 골에어리어 왼쪽에서 쇄도하며 헤딩슛, 추격에 불을 당겼고 1-2로 뒤진 후반 27분 오른쪽 코너킥 찬스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로 유창현의 동점골을 이끌어냈다.
3-2로 역전에 성공한 후반 39분에는 대포알 같은 중거리포로 서울 네트를 갈랐고, 후반 45분 자신의 프로 데뷔 후 첫 해트트릭을 완성하며 스틸야드를 찾은 1만 2천여 포항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무명 스트라이커 유창현은 천금의 동점골과 역전 결승골을 잇달아 터트리며 포항의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렸다.
지난해 2군 리그 득점왕 출신으로 지난 5월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은 후 예사롭지 않은 골 감각을 과시한 유창현은 후반 13분 데닐손과 교체 투입된 후 날린 두 차례 슈팅을 모두 득점과 연결시키는 '원샷원킬'의 해결사 본능을 뽐냈다.
후반 27분 노병준의 크로스를 정확한 헤딩으로 마무리한 유창현은 후반 30분 조찬호의 크로스를 오른발 슛으로 마무리, 천금의 결승골을 터트리며 팀에 4년 만의 서울전 승리를 안겼다.
부산 아이파크는 울산 원정경기에서 박희도의 결승골로 1-0으로 승리, 2연승으로 결승에 합류했다. 포항과 부산이 홈 앤드 어웨이로 맞붙는 피스컵 코리아 2009 결승전은 9월 2일과 16일 열린다.
포항=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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