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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도 빅뱅/ 경제 끝없는 추락 '예고된' 자민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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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도 빅뱅/ 경제 끝없는 추락 '예고된' 자민 몰락

입력
2009.08.31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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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승패갈랐나.

54년 일당지배를 무너뜨린 일본 유권자의 선택에는 무엇이 작용했을까. 정경유착과 파벌정치, 금권정치로 점철된 자민당에 대한 염증도 거론되지만 역시 대세를 가른 것은 '경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신일본에 대한 일본 국민의 변화욕구는 1990년 버블경제 붕괴 이후 좀처럼 회복할 줄 모르는 경제 문제에서 출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 주요언론들은 20년간 지속되고 있는 장기불황과 이 와중에 불어 닥친 세계적 금융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자민당의 능력부재를 선거혁명의 결정타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자민당 아소 다로 총리는 세계 금융위기가 가속화한 지난해 9월 총재직 수락연설에서부터 경제회복을 최우선과제로 내세웠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도"경제 완전회복 때까지 노력을 중단하지 않을 것(17일 유세)", "절반의 경기회복이 된 만큼 자민당이 완성하게 해 달라(29일 유세)"고 호소했지만 유권자들은 이를 공약(空約)으로 봤다. 아소 내각은 출범 이후 20조엔이 넘는 기록적 경기부양책을 쏟아냈지만 회복의 신호는 미미했다.

뉴욕타임스는 30일 "아소 내각이 낡은 방식의 공공사업 확대정책으로 지금까지 미약한 반등만 이뤄냈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경제지표의 부정적 신호들이 일본 국민들의 불안감을 부추겼다. 중의원 선거를 이틀 앞두고 발표된 사상 최악의 실업률(5.7%)과 사상 최대 물가하락(-2.2%)은 유권자들에게 실업률 증가→소비위축→매출부진→상품가격인하와 실적부진→고용악화라는 불황의 악순환을 일깨웠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유권자들은 전후 경제기적을 이끈 자민당 역할을 인정하지만 장기불황 해결실패에는 비판적"이라며 "최악의 실업률과 물가하락은 유권자 신뢰를 얻으려던 자민당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평가했다.

사실 버블경제가 최고조에 달했던 1989년 이후 20년간 경제의 추락양상을 보면 자민당 정부에 대한 일본국민의 인내는 놀라울 정도다. 1인당 GDP는 세계4위에서 14위로 떨어졌고, 계속된 경기부양책으로 국가채무는 GDP의 68%에서 190%까지 치솟았다.

그 사이 니케이 주가지수는 4분의 1토막이 됐다.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일본경제규모는 1996년 수준에 머물러있지만 미국은 그 기간 50%이상 성장했다"며 "일본은 주요국가들보다 최근의 경제위기에 취약했고,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래서 2007년 참의원 선거에서 시작된 일련의 선거혁명은 자민당 정부의 경제능력 부재에 대한 유권자 심판의 결정판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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