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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안호 귀환 가족표정 "수척해진 남편 직접 보니 안도…"

입력
2009.08.31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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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반가워 부둥켜안고 엉엉 울었습니다."

북한 경비정에 끌려간 지 30일 만인 29일 밤 강원 속초항으로 돌아온 '800 연안호' 선원들은 이날 늦게 모처에 마련된 면회장소에서 애타게 기다리던 가족들과 3분여의 짧은 만남을 갖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선원들은 가족들과 만나자마자 곧바로 조사장소로 이동했다.

"면회시간이 너무 짧아 아무것도 물어볼 수 없었어요. '잘 있다가 왔다'며 조사가 끝나는 대로 집으로 갈 테니까 아무런 걱정하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선장 박광선씨의 부인 이아나(49)씨는 이날 "한달 만에 본 남편의 모습이 무척 수척해져 있었다"며 "그 동안에 했을 마음고생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씨는 "남편이 세심한 성격인데 선장으로서의 책임감까지 있어 마음고생이 심했던 것 같다"며 "조사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면 어디 조용한 곳에 여행이라도 보내 한 달간 푹 쉬게 할 작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씨는 "사건발생 초기에는 갖가지 생각에 불안하고 초조하고, 무섭고 겁도 많이 났었다"면서 "선원들의 모습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 지난 밤에는 가족들 모두가 정말로 편하게 잠을 잤다"고 말했다.

남편에게 전달하기 위해 꽃다발까지 준비한 이씨는 "선원과 선박이 따로 송환된다는 이야기가 돌았을 때는 혹시나 배를 돌려주지 않을까 봐 걱정했었다"면서 "선원과 선박 모두 무사히 돌아올 수 있게 도와준 모든 분에게 다시 한 번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선원 이태열씨의 부인 조현옥(45)씨도 "한달 만에 만난 남편이 어머니 안부를 물으면서 눈물을 흘렸다"며 "결혼생활 21년 만에 남편이 우는 것을 어제 처음 봤다"고 말했다.

조씨는 "남편이 집에 돌아오면 평소 좋아하는 삼겹살이라도 사다가 조촐한 가족모임을 해야겠다"고 전했다. 조씨는 또 "당분간은 쉬겠지만 배운 게 이 일이다 보니 선원생활을 또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한편 선원들을 면회한 가족들은 "선원들의 피부가 이전보다 하얘진 것을 보면 한 달 동안 바깥 활동은 하지 않은 것 같았다"고 전했다.

선원들은 현재 모처에서 북방한계선(NLL) 월선 경위 등 관련법 위반에 대해 관계기관의 조사를 받고 있으나 조사기간은 길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징어 채낚기 어선인 연안호는 30일 GPS 고장으로 북방한계선을 13㎞가량 넘어갔다 북한 경비정에 나포됐다.

속초=곽영승 기자 yskwak@hk.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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