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나포됐던 '800연안호'선원 4명과 선박이 돌아 오게 되기 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오징어잡이 어선인 연안호가 북한측에 나포된 것은 지난달 30일. 선장 박광선씨를 포함, 선원 4명이 탑승한 29t급 연안호는 전날인 29일 오후1시 30분쯤 강원도 거진항을 떠났고 인공위성항법장치(GPS) 고장으로 동해상을 반나절 이상 떠돌았다. 연안호는 다음날인 새벽 5시5분쯤 강원 제진 동북쪽 37km 상의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12.6km가량 넘어가게 됐고, 북한 경비정 1척에 의해 나포됐다.
우리 군 당국은 이때 연안호를 발견하고 어선통신망을 통해 호출했으나 응답이 없었다. 오전 6시26분쯤 연안호는 속초 어업정보통신국에"북한 경비정이 배를 붙이고 밧줄을 던지라고 한다"고 한 뒤 무선망에서 사라졌다. 이후 연안호는 예인돼 금강산 근처인 장전항까지 끌려갔다. 이후 그곳에서 억류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연안호 선원 4명은 억류 다음날부터 북측으로부터 월선 경위와 의도 등을 집중 추궁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30일간의 억류 기간 동안 연안호 소재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북한측이 연안호 신변을 전혀 확인해주지 않은 탓이다. 정부는 군 채널을 통해 북측에 송환을 요구했으나 묵묵 부답이었다. 정부가 매일 아침 해사당국간 채널을 통해 연안호 선원 안전 확인과 석방을 요청했으나 북측은 "조사중"이라고만 답했다.
연안호 송환 문제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방북을 계기로 급물살을 탔다. 16일 김정일 위원장은현 회장을 만나 연안호 문제를 언급했고, 이후 북한 조문단의 김기남 노동당 비서가 22일 서울에서 "연안호 문제는 안전상 절차에 따라 시일이 걸릴 뿐"이라고 말하면서 낙관적인 분위기가 조성됐다. 북한은 이산가족합의가 나온 직후라는 시점을 택해 연안호 송환을 공표, 선전효과를 극대화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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