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자동차가 미국 시장에서 무서운 속도로 질주, 꿈에 그리던 '월 10만대 판매'를 목전에 두게 됐다. 품질향상과 함께 공격적인 마케팅 덕분이다. 전문가들은 9월 이후 YF쏘나타 등 신형 모델이 상륙할 경우 현대ㆍ기아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지난달 7.3%)은 더욱 높아져, 올 연말께는 미국시장 5위인 크라이슬러(지난달 9.83%)를 위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ㆍ기아차는 28일 "이달 미국 시장 판매실적이 현대차는 5만4,000대, 기아차는 4만대를 돌파하는 등 9만4,000대 이상이 팔릴 것이 확실하다"고 밝혔다. 이전 최고 판매량은 현대차는 올 6월의 5만 33대, 기아차는 5월의 3만1,047대다.
현대ㆍ기아차의 상승세는 월별 판매량 추이에서도 확인된다. 올 1월 4만6,608대였던 미국 시장 판매량이 3월 6만5,445대로 상승하는 등 매달 10% 이상의 초고속 성장을 하고 있다.
판매량 증가는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달 현대ㆍ기아차는 일본 닛산을 제치고 미국 시장 점유율 6위를 기록했다. 5위는 크라이슬러, 4위는 혼다(11.08%)다. 미국 투자회사 메릴린치는 지난달 '자동차 전쟁'이라는 보고서에서 "현대ㆍ기아차가 2013년에는 미국시장 점유율을 10.9%까지 끌어 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같은 상승세는 뛰어난 품질과 기발하고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시장조사 업체인 JD파워의 신차품질지수(IQS) 일반 브랜드 부문에서 현대차는 1위에 올랐고, 현대차의 럭셔리 차종인 제네시스는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됐다.
또 최근 1년 내 실직시 차량을 반납하거나 할부금 일부를 깎아주는'어슈어런스 프로그램'과 유가가 일정 기준을 넘으면 차액을 대신 내주는 '가스 록(Gas Lock)' 등 미국 경제사정을 반영한 공격적인 마케팅도 점유율 상승의 1등 공신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다른 회사가 위축된 사이 공격적인 판매조건을 내놓은데다 미식축구 슈퍼볼과 아카데미 시상식 등을 후원해 이미지가 개선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을 방문 중인 정몽구 현대ㆍ기아차그룹 회장은 27일(현지시간) 현대차의 앨라바마 공장을 찾아가 현지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정회장은 "더 높이 오르려면 모든 직원이 한 마음으로 뭉쳐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활발한 의사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회장은 본격 가동을 앞둔 기아차 조지아 공장도 방문, 철저한 마무리를 당부했다. 2007년 착공한 기아차 조지아 공장은 11월 하순부터'쏘렌토R'을 양산할 예정인데, 이 공장은 현대차 앨라바마 공장에서 북동쪽으로 134km 거리에 있어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정 회장은 현지 임원들과 판매 전략 등을 논의하고 30일 귀국한다.
송태희 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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