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시중 금리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결정짓는 91일물 CD(양도성예금증서)의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가계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CD금리는 전날보다 0.04%포인트 오른 2.56%로 마감했다. 지난 4월17일부터 2.41%에서 꿈쩍도 하지 않았던 CD금리는 이달 6일 2.42%로 상승을 시작해 불과 20일만에 0.15%포인트가 급등했다. 특히 월간 상승률로만 따지면 6.22%에 달해 2005년 9월(12.25%) 이후 3년11개월년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는 폭등세를 연출했다.
CD금리가 가파르게 오른 다는 것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그 만큼 급등한다는 의미. 현재 CD에 연동된 변동금리형 담보대출이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90%가 넘어 가계 부담으로 직결될 수 밖에 없다.
3개월여 동안 요지부동이었던 CD금리가 오른 이유는 시중 금리가 상승한 탓이다. 최근 들어 경제 지표가 호전되고, 유동성 회수를 의미하는 '출구 전략'이 언급되면서 3개월전 3.5%대를 오르내리던 국고채 3년물의 금리가 4.36%(26일 현재)까지 올랐다. 장기금리가 오르면서 단기금리를 자극하고, 결국 CD금리를 올리는 연쇄효과를 낳은 것이다.
게다가 일부 은행들이 금리인상에 대비해 미리 싼 이자로 자금을 조달해 놓기 위해 CD발행을 늘리면서 금리 급등을 이끌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전문가들이 CD금리가 최근 급등세에도 불구하고 조만간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CD금리의 급승은 장ㆍ단기 금리의 차이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일시적인 현상이었을 뿐 추세적이 아니라는 얘기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통상 CD금리는 3개월물 은행채보다 0.025%정도 높은 금리에 거래가 되는 것이 정상인데 발행물량이 거의 없다 보니 그 반대 현상이 3개월 넘게 지속돼 왔다"며 "이달 들어 일부 은행들이 CD 물량을 내놓고, 이 때 시장금리가 반영돼 많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시중은행 자금담당자들은 당분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동결을 전제로, CD금리가 2.60%대에서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우리은행 자금담당 관계자는 "연말이나 내년 초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경우 CD금리가 2.8%후반 정도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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