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먼저 조문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하다."(김홍업 전 의원)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이(희호) 여사의 건강을 잘 보살펴달라."(YS)
26일 오전10시44분께 'DJ 차남' 홍업씨, '영원한 DJ 비서실장' 박지원 의원, '동교동계 맏형' 권노갑 전 의원이 상도동 김영삼 전 대통령 자택을 찾았다. 국장기간 동안 YS가 잇따라 조의를 표해준 데 대한 답례 차원이었다.
이들은 YS에게 "문병도 와주시고 국장 치를 때도 뜨거운 뙤약볕 아래서 시종 지켜주셔서 대단히 감사하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YS가 "당연한 일이다. 수고가 많았다"고 말하자 박 의원은 "열심히 하겠다. 잘 모시겠다"고 답했다.
YS의 화해 선언도 화제에 올랐다. YS가 "(DJ와의 화해가) 일본 신문에 대대적으로 보도됐다"고 하자 홍업씨는 "아버님도 가셨지만 영광으로 생각하셨을 것"이라고 답했다.
홍업씨는 YS 차남 현철씨에 대해서도 "빈소가 여의도로 옮겨진 뒤에 가장 먼저 조문을 오셨다"며 사의를 표했다. 20분간의 면담 후 YS는 대문 밖까지 나와 배웅했고 홍업씨도 깍듯이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앞서 DJ 측은 이날 오전9시30분께 연희동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도 방문했다. 박 의원은 "이희호 여사가 전 전 대통령이 조문해 준 것에 대해 감사 말씀을 상주인 홍업씨가 직접 올리라고 해서 왔다"고 말했다. 전 전 대통령 내외는 이 여사를 건강하게 잘 모실 것을 당부했다. 친구 사이인 전 전 대통령 딸과 권 전 의원 딸 이야기 등도 오갔다.
한편 이날 저녁 YS 주최로 열릴 예정이던 상도동계와 동교동계의 '화해 만찬'은 동교동계의 요청으로 연기됐다. 박 의원은 "이 여사가 슬픔에 잠겨 있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했으면 좋겠다"며 양해를 구했다.
YS도 "나도 좀 빠르다고 생각했다. 새로 날을 받아서 하자"며 흔쾌히 받아 들였다. 동교동계 일부는 상(喪)이 끝난 직후 대규모 만찬은 부적절하게 비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동교동계가 주군을 잃은 지 얼마 안돼 상도동계 수장 주최 행사에 참석하고, 이것이 자칫 정치적 확대 해석을 낳을 수 있다는 점에 부담을 느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갑 전 의원은 이날 한 방송에 출연, "김대중 전 대통령은 (YS의) 일방적 공격에 한번도 대항해본 적이 없다. 피해자가 용서해야 용서지 가해자가 용서한다고 해서 용서인가"라고 말했다.
장재용 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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