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가 내년 3월부터 전국 초중고교에 학교회계시스템 '에듀파인'을 전면 시행키로 하자 국내 최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선 보완, 후 시행'을 요구하고 나서 주목된다.
교과부가 총 150억원을 들여 개발해 올해부터 시범운영하고 있는 '에듀파인'은 일선 학교 교사가 직접 교육 예산을 편성해 사용한 뒤 재정성과까지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이다.
각종 학교 예산 수립 및 집행, 평가 등 모든 절차가 온라인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교과부나 시도교육청은 개별 학교의 전체 예산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현행 학교회계는 주먹구구식이어서 투명성 논란이 적지 않다"며 "에듀파인이 전면 시행될 경우 재정과 관련한 모든 것이 고스란히 드러나게 돼 학교회계 선진화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처럼 교사가 특정 물품을 구입하거나 교육관련 프로그램 진행할 때 해당 사업에 대해 일일이 교장 결제를 받은 뒤 행정실에 넘겨줬던 불편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기대다.
에듀파인에 기대를 거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서울교대의 한 교수는 "에듀파인이 전면 시행되면 투명한 회계보고가 정착돼 교육당국이 학교별 성과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고, 교사들도 학교 행.재정 업무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학교자치 기능 확대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장밋빛 전망과 달리 교총과 일선 교사들은 다른 목소리를 내놓으면서 보완을 요구하고 있다. 교총은 28일 교과부에 제출한 '2009년도 교섭과제'에서 "학교 현장은 에듀파인 전면 실시에 앞서 충분한 검토와 보완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총 관계자는 "에듀파인은 온라인으로 예산 관련 업무를 일괄 처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시스템이 복잡해 교원 부담이 지금보다 훨씬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일선 교사들도 교과부에 미비점 보완을 바라고 있다. 서울 A초등학교 김모 교사는 "새 시스템 도입으로 교사들의 수업활동이 침해되는 일이 생겨선 안될 것"이라며 "에듀파인이 성공하려면 전면 시행에 앞서 시스템 연수 등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관규 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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