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을 대비한 올 하반기 스파링의 키워드는 '올드보이'의 점검이 될 전망이다.
잊혀졌던 올드보이 가운데 설기현(30ㆍ풀럼)과 김남일(32ㆍ빗셀 고베)이 다음달 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지는 호주전에 출전할 23명의 태극전사 명단에 포함됐다. 반면 안정환(33ㆍ다롄스더) 조재진(28ㆍ감바 오사카) 차두리(29ㆍ프라이부르크) 등은 끝내 제외됐다.
허정무 감독은 27일 "대표팀 골격을 유지하면서 본선에 대비한 최상의 조합을 갖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선발 기준을 밝혔다. 설기현은 지난해 6월 북한과 월드컵 3차예선 이후 1년 2개월여만의 대표팀 복귀.
김남일도 지난해 9월 북한과 월드컵 최종예선 1차전 이후 1년여 만에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차두리는 소속팀의 반대로 대표팀 복귀가 무산됐기 때문에 당초 소집 협조 공문을 보낸 15명의 해외파 가운데 실제로 제외된 이는 4명이다.
하지만 이번에 발탁되지 못한 올드보이에게도 아직 기회의 문은 열려 있다. 허 감독은 "단계적으로 조합을 이뤄야 하기 때문에 이번엔 해외파를 10명만 뽑았다. 10월과 11월에 좋은 모습을 보이는 선수가 있다면 한 두명이라도 합류를 시킬 예정"이라고 주전 경쟁을 부추겼다.
특히 설기현과 김남일의 복귀가 단순히 K리그 차출거부 파동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님을 강조했다. 허 감독은 "차출거부에 대한 파동 때문에 뽑고 싶은 선수를 뽑지 못한 건 없다. A매치는 국가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인 만큼 선발 문제가 협상의 대상이 되지는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동안 허 감독은 K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신예들을 발굴하는 데 주력해왔다. 하지만 세계 강호들과 자웅을 겨뤄야 하는 월드컵 본선 무대는 패기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국제 경험이 풍부하고 기량이 검증된 이들을 재점검해 기존 신예들과 시너지 효과를 낼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파라과이전에서 이렇다 할 활약 없이 전반 45분만 뛰고 교체된 이동국(30ㆍ전북)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준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한편 '구 캡틴' 김남일이 복귀해도 박지성(28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캡틴 체제는 그대로 유지된다. 허 감독은 "당연히 박지성이 캡틴이다. 김남일도 그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고 박지성에 대해 무한신뢰를 보냈다.
◇축구 국가대표팀 명단(23명)
▲GK=이운재(수원) 김영광(울산) 정성룡(성남) ▲DF=조용형 강민수(이상 제주) 이정수(교토) 김형일(포항) 김동진(제니트) 오범석(울산) 이영표(알힐랄) 조원희(위건) ▲MF=김정우(성남) 기성용 김치우(이상 서울) 김남일(고베) 이승현(부산) 염기훈(울산) 박지성(맨유) 이청용(볼턴) ▲FW=이근호(이와타) 박주영(모나코) 이동국(전북) 설기현(풀럼)
오미현 기자 mhoh25@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