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발생한 현금수송차량 탈취 미수 사건의 용의자가 공개 수배된 지 하루 만인 28일 경찰에 자수했다. 용의자도 범행을 인정함에 따라 경찰은 29일 절도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현금수송차량 탈취를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안모(36ㆍ공구상점 점원)씨가 이날 오전 4시40분께 자수해 정확한 범행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씨는 지난달 14일 오전 8시35분께 지하철 종각역 5번 출구 앞 도로변에서 현금수송차량을 탈취해 도주하다 다른 차를 잇따라 들이받는 사고를 낸 뒤 차를 버리고 달아났다.
경찰은 현금수송차량 안에 설치된 차량용 블랙박스에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을 통해 사건 발생 11일 전인 지난달 3일 차 주변을 살피던 안씨의 얼굴 화면을 확보, 27일 언론에 공개했다. 경찰 관계자는 "안씨가 공개 수배에 심리적 압박을 받아 가족과 함께 자진 출석했다"고 전했다.
차량용 블랙박스는 교통사고 발생시 사고원인을 정확히 규명하기 위해 차량 운행 및 주변 상황을 촬영ㆍ기록하는 장치로, 사고 뿐 아니라 범죄 증거 등으로 쓰임새가 확대되고 있다.
안씨도 "뒷유리창을 돌로 깨고 차량을 빼앗으려 했다"고 범행을 시인했고, 범행을 위한 사전 답사 가능성에 대해서도 "사전에 차량 안에 몇 명이 있는지 확인했다"고 인정했다. 안씨는 조사 초기에 "출근길에 유리가 깨지고 시동이 걸린 채 방치된 차량이 있어 도난 차량인 줄 알고 경찰서에 가져다 주려 했다"며 절도 혐의를 부인했었다.
경찰 관계자는 "안씨는 지체장애 5급으로 어릴 때 2층 집에서 떨어져 뇌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고 진술하고 있지만 본인의 행동은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며 "순간적인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는 충동조절장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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