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로야구 붐 업과 함께 방송 해설위원의 주가도 크게 치솟았다. 해설위원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어록'이 되기도 하고, 팬들 사이에서는 '해설위원 화법' 따라 하기가 유행하기도 한다. 더 이상 해설위원은 프로야구의 변방이 아니다.
하지만 화려하게 보이는 겉 모습과 달리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매일 프로야구를 중계하는 스포츠 전문 케이블 채널 4개사에서 마이크를 잡고 있는 해설위원은 모두 14명.(한국야구위원회 발간 수첩 등록 기준)
이 가운데 방송사와 전속계약을 맺고 있는 해설위원은 허구연(MBC 및 MBC ESPN), 이순철(MBC ESPN), 이용철(KBS), 이효봉 마해영(이상 Xports), 박노준(SBS), 김용희 김상훈(이상 SBS 스포츠) 8명뿐이다. 나머지는 '1회당 얼마'를 받는 '일용직'이다.
회당 수당은 해설위원의 네임 밸류, 경력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가장 적게 받는 해설위원은 회당 25만원, 많이 받는 해설위원은 70만원이다. 최고는 100만원이지만 한 명에 불과하다. 대체로 회당 40만~50만원을 받는다.
언뜻 보면 수입이 꽤 되는 것 같지만 계산기를 두들겨 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회당 70만원을 받는 해설위원이 1년에 50경기를 중계한다 하더라도 총수입은 3,500만원이다. 일반 직장인과 비교해도 결코 많지 않은 수입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해설위원만 해서는 도저히 '밥벌이'가 안 된다. 일부는 식당을 운영하고, 일부는 중계가 없는 날 회사원으로 변신한다. A해설위원은 "솔직히 방송해설은 주업이 아닌 부업"이라고 털어놓았다.
비로 경기가 취소되는 것도 '일용직 해설위원'에겐 달갑지 않다. 출장비 외에 해설 수당은 한 푼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B해설위원은 "지방 출장을 갔는데 비로 경기가 날아가면 참 허탈하다"고 말했다.
C해설위원은 "어떤 선배는 '요즘 후배들은 해설에 전념하지 않고 다른 생각이 많다'고 하는데 전속이 아닌 이상 방송해설만 보고 살 수는 없다. 생활인으로 보면 해설위원은 참 고달픈 직업"이라며 씁쓸한 입맛을 다셨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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