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은 28일 금강산에서 끝난 이명박 정부 출범이후 첫 적십자회담을 통해 다음달 26일부터 10월1일까지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갖는 데 합의했다. 이에 따라 2007년 10월 16차 행사를 끝으로 중단됐던 이산가족 상봉이 2년여 만에 재개된다.
남북 양측은 이날 오후 금강산호텔에서 회담 종결회의를 갖고 “추석을 계기로 남과 북 각각 100명씩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갖기로 했다”는 합의 내용을 발표했다. 남측 이산가족 100명은 9월26~28일 북측 가족 200여명을, 북측 이산가족 100명은 9월29~10월1일 남측 가족 500여명을 만나게 된다.
남북은 또 단체 상봉은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개별 상봉은 금강산호텔 등 기존 시설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지난해 7월 완공된 면회소에서 상봉이 이뤄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측은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1일 생사 확인 의뢰서를 교환하고, 최종 100명 명단을 17일 결정키로 했다.
그러나 이번 회담 결과 납북자ㆍ국군포로 문제에서는 진전이 없었다. 남측은 회담 첫날인 26일부터 “납북자ㆍ국군포로 문제를 ‘새로운 형식’으로 해결하자”고 제의했으나, 북측은 “이번 회담에선 추석 이산 상봉 문제만 다루자”고 버텨 난항을 겪었다. 결국 합의서에는 관련 문구가 담기지 못했다.
다만 과거 상봉행사 때와 마찬가지로 일반 상봉행사에 납북자와 국군포로 1, 2명씩을 포함시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인도주의 문제이나 회담 한 번으로 종결 지을 수 없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차기 적십자회담 일정도 이번에 합의가 안 됐으나 합의문에 “남과 북은 이산가족 문제 등 적십자 인도주의 문제를 남북관계 발전의 견지에서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한다”고 명시하면서 여지를 남겼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금강산=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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