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80년대 힘찬 언어로 폭압적 현실에 저항했던 '국토'의 시인 조태일(1941~1999) 10주기(9월 7일)를 맞아 그를 추모하고 시 세계를 조명하는 행사가 잇달아 열린다.
<국토> (1975) <가거도> (1983) 등 군사독재 시절 판매금지됐던 고인의 시집을 출간한 창비는 10주기에 즈음해 <조태일 문학전집> 을 간행한다. 시(2권)와 산문(2권) 등 4권으로 묶인 전집은 이동순 전남대 인문과학연구소 전임연구원이 4년여의 작업 끝에 완성했다. 조태일> 가거도> 국토>
9월 5일에는 고인의 출생지인 전남 곡성군 태안사 내에 2003년 건립된 조태일시문학기념관에서 추모행사가 열린다. 창비 편집인 백낙청씨가 유족에게 문학전집을, 전각가 정병례씨가 고인의 시와 얼굴을 4면에 새긴 대형 전각작품을 전달한다.
신경림 시인, 박석무 한국고전번역원장 등 고인의 선·후배, 친우들은'내가 만난 조태일'이라는 주제로 고인과의 인연을 이야기하고, 도종환, 나희덕씨 등 후배 시인들은 시 낭독의 시간을 가진다. 작곡가 한보리씨는 고인의 시 10여편에 곡을 붙여 만든 음반 1,000장을 배포한다.
고인이 간행하다 폐간됐으나 2003년부터 반년간지로 복간된 시전문지 '시인'은 제11호를 조태일 추모 특집호로 발행한다. 이동순씨의 기고 '조태일 시에 나타난 여성성', 고인의 육필 시고 등이 게재된다.
계간 창작과비평 가을호도 특집원고를 실었다. 문학평론가 김수이씨는 '노래가 된 시, 노래가 된 시인'이라는 기고에서 "조태일의 시는 민족과 국토의 이념의 노래가 될 수 있었고 그 이념을 시인의 존재 자체로 육화할 수 있었던 마지막 시대의 산물"이라고 평가했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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