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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을 버리는 10대들/ 피폐해진 고국떠나 유럽서 난민생활하는 청소년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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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을 버리는 10대들/ 피폐해진 고국떠나 유럽서 난민생활하는 청소년 증가

입력
2009.08.31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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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의 구세군회관에서 구호 식량을 받기 위해 줄을 선 한 아프가니스탄 소년(15)은 6년째 유럽 각지를 떠돌고 있다. 2004년 전쟁을 피해 가족과 함께 이란으로 피신한 그는 배고픔을 견디다 못해 홀로 길을 나섰다.

이후 9달 동안 터키, 그리스 등을 전전하며 의류공장, 농장에서 일하던 소년은 또 1년 동안 길을 걸어 파리에 당도했다. 그의 소망은 다시 학교에 다니는 것이다. "이란에서 난생 처음 학교에 다녔었어요. 열심히 공부해서 컴퓨터 공학자가 되고 싶어요."

전쟁으로 피폐해진 고국을 떠나 홀로 유럽을 유랑하는 아프간 10대 난민이 증가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8일 보도했다. 이들은 인접국인 그리스 터키 등에서 노동착취에 시달리다가 프랑스 스위스 등 경제여건이 조금 나은 곳으로 몰려 들고 있다. 하지만 서유럽 국가에는 수용시설이 턱 없이 부족, 10대 난민들의 길거리 생활은 계속된다.

아프간 10대 난민들의 비참한 삶은 이제 유럽에서는 흔히 맞닥뜨리는 일이 됐다. 지난 해 이탈리아의 한 항구에서는 아프간 소년 2명이 컨테이너 속에서 숨져갔고 지난 봄에는 로마의 하수구에서 자고 있던 아프간 10대 소년 24명이 집단적으로 발견되기도 했다. 파리에서는 보호자 없는 아프간 소년 난민 수가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에서 넘어온 난민의 수를 넘어섰다.

난민보호시설에 수용돼 있지도 않고 뿔뿔이 흩어져 있는 아이들이 많아 아프간청소년 난민 규모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있을 리 없다. 다만 유엔난민기구의 블란체 택스는 NYT에 "지난해 3,090명의 아프간 청소년들이 유럽 일부 지역의 난민보호시설에 수용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것만 해도 2007년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최근 아프간 내 탈레반 영향력이 다시 확대되고 있어 10대 난민의 탈출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최지향 기자 j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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