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새 이사진 11명의 윤곽이 26일 드러나고 이병순 사장이 27일로 취임 1년을 맞으면서 변화의 소용돌이에 들어선 형국이다. 새 이사회와 이병순 사장의 향후 행보에 따라 KBS가 그동안 뉴스 프로그램의 신뢰도 추락 등을 어떻게 만회하고 수신료 인상 등 과제를 해결해 나갈지 주목되고 있다.
■ 구조개편 등 난제 산적
새 KBS 이사진은 조만간 대통령의 임명을 받고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이사회는 우선 11월 23일 임기가 만료되는 이병순 사장의 연임 여부나 후임자를 결정해야 한다. 이 사장은 올해 3년 만에 79억원의 흑자를 내기도 했지만 보도 공정성 논란, 사내에 비판 글을 게재한 직원 징계 등으로 KBS 내부는 물론 언론계 안팎에서 비판을 받아 왔다.
수신료 현실화 등 풀어야 할 현안도 많다. 1981년 이후 2,500원에 묶여 있는 수신료는 준조세 성격을 띠기 때문에 KBS 이사회의 심의와 의결을 거쳐 국회에서 최종 승인을 받는다. KBS는 지난달 '수신료 현실화 추진단'을 꾸려 여론 형성에 나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언론은 KBS가 수신료 인상에 유리한 여론을 만들기 위해 추진한 퇴직금 누진제 폐지와 관련, 실제로는 직원들에게 불이익이 돌아가지 않도록 각종 수당을 인상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KBS가 마련한 보수규정안이 퇴직금 누진제를 단수제로 전환하는 대신 15년차 이상 근속자의 근속수당 등을 인상하는 방법으로 대부분의 손해를 보전해줬다는 것이다. 특히 임원진은 종전의 퇴직금 누진제가 그대로 적용됐다.
■ "이병순 사장 1년은 총체적 위기" 지적
민주언론시민연합은 24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 배움터에서 개최한 '이병순 체제 1년, 공영방송 KBS 평가 토론회'에서 KBS가 경영, 조직운영, 보도 등에서 총체적 문제점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이진로 영산대 교수는 '이병순 체제 1년, 공영방송 어떻게 바뀌었나'라는 발제에서 "KBS가 올 상반기 45억원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공영방송의 목표는 흑자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공동 이익 구현에 있다는 점에서 이는 방송의 신뢰도 저하와 맞바꾼 결과"라며 "무리한 프로그램 제작비 감축은 단기간에 비용 절감으로 흑자를 산출하지만 장기적으로 프로그램의 경쟁력을 저하시켜 시청자의 불만과 외면을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이지혜 민언련 모니터부장은 '이병순 체제 1년, KBS 보도 분석'을 통해 KBS의 최근 보도에서 이명박 대통령 띄우기 및 감싸기, 경제 관련 친MB 면모 드러내기, 대통령 측근 인사 관련 이슈의 물타기와 축소 등이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덕재 KBS PD협회장은 "2000년대 들어 가파르게 상승했던 제작비가 올 상반기 지난해에 비해 20% 깎였다"며 "이런 상황에서 KBS의 콘텐츠 질을 담보한다는 것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KBS의 신뢰도 추락은 예사롭지 않다. '시사인'이 창간 100호를 맞아 실시한 언론사 신뢰도 여론조사에서 KBS는 2007년 43.1%에서 올해 29.9%로 추락했다. '시사저널'의 '가장 신뢰하는 매체' 조사에서는 MBC(31.3%)에 뒤처지는 25.5%로 나타났다.
김종한 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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