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엔 '프로 스포츠의 천국'이란 별칭답게 입이 떡 벌어지게 하는 화려한 구장들이 즐비하다. 메이저리그만 살펴봐도 야구장은 각종 편의시설이 완비된 '꿈의 쉼터'다. 하지만 화려함 이면엔 불편함도 있는 법. 설계 당시의 야심찬 기획이 오히려 관중이나 선수들에게 본의 아니게 피해를 입히는 경우도 있다.
미국 스포츠 전문사이트 '리얼클리어스포츠'는 27일(한국시간) '미국 구장의 설계상 허점 톱5'를 선정해 소개했다. 최악은 미국프로풋볼(NFL) 인디애나폴리스 콜츠의 홈구장 루카스 오일 스타디움. 보기만 해도 답답한 기둥이 좌석 바로 앞에 버티고 있어 해당 좌석에 앉은 팬은 플레이를 구경할 엄두도 낼 수 없다.
사이트는 "대부분 구장에 시야 확보가 힘든 좌석이 있게 마련이지만 인디애나폴리스 홈구장 433구역 13열 27~29번 좌석보다 엉망인 곳은 없다"고 혹평했다.
2위는 메이저리그 트로피카나 필드(탬파베이 레이스 홈구장)의 천장 구조물. 조명과 음향시설 설치를 위해 돔구장 천장에 매달았는데 그라운드와 거리가 가깝다 보니 타구에 맞기 일쑤다. 규정 또한 어느 부분에 맞으면 홈런이고 또 다른 어느 부분에 맞으면 인플레이로 간주돼 관중은 물론 선수들마저 헷갈리게 만든다.
세 번째는 리글리 필드(시카고 컵스 홈구장)의 담쟁이덩굴. 메이저리그 최고의 랜드마크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하지만 외야수에겐 최대 골칫거리다. 타구가 덩굴 속으로 사라지는 경우가 다반사라 유독 인정 2루타가 많이 나온다.
이밖에 카우보이 스타디움(NFL 댈러스 카우보이)의 터무니없이 크기만 한 중앙 스크린(폭 49m, 높이 27m), 메트로돔(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 NFL 미네소타 바이킹스)의 백색 천장이 오명을 썼다. 온통 흰 천장은 야구공과 색깔이 같아 야수들의 뜬공 처리를 방해한다는 지적이다.
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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