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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도 빅뱅/ 하토야마 구상, 미국과 거리두고 한·중과 거리줄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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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도 빅뱅/ 하토야마 구상, 미국과 거리두고 한·중과 거리줄이고

입력
2009.08.31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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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민주당 대표가 선거 기간에 미국 주도의 시장주의를 비판하고 동아시아 공동체 창설을 거듭 강조해 민주당 새정부의 대외 정책에 어떤 변화가 올지 주목된다. 특히 한국 등 아시아 주변국들은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 등 과거사 문제에서 진보적 태도를 보이는 민주당에 적지 않은 기대를 걸고 있다.

하토야마 대표는 27일 뉴욕타임스 인터넷판 등에 기고한 '일본의 새로운 길'이라는 글을 통해 "일본은 미국 주도의 시장원리주의의 폭풍에 휘말렸다"며 "통제 없는 시장원리주의를 어떻게 끝내는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동아시아공동체 창설은 자신의 정치철학을 압축한 '우애 사상에서 나온 국가목표'라며 "지역 통합과 지역 집단안전보장을 위해 헌법의 평화주의, 국제협조를 실현하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하토야마 대표는 앞서 일본 월간지 기고에서도 "미국 일극 지배에서 다극화 시대로 가고 있다"며 동아시아공동체 창설과 아시아 공동통화 실현은 물론 그 배경이 되는 '동아시아 지역의 항구적 안전보장의 틀' 마련을 강조했다.

동아시아공동체 구상이 새롭다고는 할 수 없지만 하토야마 대표는 선거과정에서 자민당과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해 동북아 비핵화 등 안전보장과 함께 자유무역협정(FTA) 확대, 미국과 대등한 외교관계 구축, 아시아 중시 외교 등을 적극적으로 호소했다.

특히 야스쿠니신사 문제와 관련해서는 "총리가 됐을 경우 참배하지 않겠다"고 수차례 강조했고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이를 대신할 새로운 국립추도시설 설치를 검토하겠다고도 명언했다. 이같은 정책들이 기대만큼 조속히 실행될지는 미지수이지만 정책 방향으로 볼 때 자민당 정권에서보다 갈등 요인이 줄어들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대등한 미일 외교' 정책에 대해 미국은 다소 불편해 할 수도 있다. 보수층에서는 "미국에 매우 적대적이어서 경계해야 할 견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와 관련 일부 일본 전문가들은 민주당 집권 이후에도 "대미정책이나 대아시아 외교의 틀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토야마의 대미ㆍ대아시아 외교 구상들을 자민당과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한 선거 전략의 일환으로 보기도 한다.

하토야마 대표는 처음 민주당을 창당한 1996년 주일미군의 상시주둔을 폐지하고 2010년을 목표로 미일안전보장조약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99년에는 육해공군과 기타 전력을 확보하도록 명기하는 개헌 구상을 발표했다. 그러나 하토야마 대표는 지금은 이런 주장들을 별로 입에 올리지 않는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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