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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독서 중] 소설가 김애란 '성경'을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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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독서 중] 소설가 김애란 '성경'을 읽다

입력
2009.08.31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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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요즘 읽는 책은?

"종교는 없지만 성경을 읽고 있어요."

_ 왜 이 책을?

"서양 문화와 문학의 뿌리의 한쪽은 그리스 쪽에서 오고, 다른 쪽은 히브리 쪽에서 오지요. 그리스 쪽의 것은 많이 접했다고 생각하는데, 히브리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정전인 성경은 아직 제대로 읽어보지 못했어요. 서양에서 온 영화든 음악이든 그 뿌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석 달 전부터 숙제라고 생각하고 텍스트로서 성경을 정독을 하고 있어요. 구약의 '욥기'로 시작해 읽어 내려가고 있어요. "

_ 이 책의 좋은 점은?

"질문을 하거나 해석을 하면서 읽을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삶을 답답하게 하는 것은 정답이 없거나 해결할 수 없는 질문들 때문이지요. 몇천년 전 사람들이 그런 물음을 어떻게 서사화시켰고, 설명해 갔는지 그것이 궁금해요. 그들이 문제를 푼 방식, 바라보는 시각에 집중해서 읽고 있습니다. 가장 처음 읽은 '욥기'의 경우 까닭 없는 고통에 인간은 어떻게 대응할까'라는 오래된 질문을 품고 있지요."

_ 인상적인 부분은?

"역시 '욥기'예요. 성경 전체에서 사람들이 신한테 자주 던지는 질문이기도 한데, 신에게 성실했던 욥이 신에게 '기억하옵소서 주께서 내 몸 지으시기를 흙을 뭉치듯 하셨거늘 다시 나를 티끌로 돌려보내려 하시나이까'라고 묻는 대목이 있지요. '고통' 자체에 대한 질문인데 외견상 신에게 물어보고 있지만, 아마 이 질문은 이 책이 쓰여지기 전이나 쓰여질 때나 이후에나, 글을 쓰는 사람이거나 아니거나, 인간이 벗어날 수 없는 질문이라고 생각해요."

_ 추천한다면?

"창작 공부를 하는 사람들, 이야기를 만들려는 사람이 읽으면 좋을 것 같아요. 이야기를 쓴다는 것은 질문을 푸는 행위라고 생각하는데, 성경은 오래된 질문을 품고 있습니다. 해결할 수 없는, 벗어나올 수 없는 질문을 품고 답답해 하는 사람들에게도 추천합니다."

< 성경 >은 기독교의 경전이다. 구약 39권은 기원전 히브리의 역사와 예언서, 신약 27권은 예수와 제자들의 행적, 복음서신들로 엮였다.

이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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