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한반도 초가을 '훈풍의 계절'/ 北 연안호 송환과 향후 남북관계는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한반도 초가을 '훈풍의 계절'/ 北 연안호 송환과 향후 남북관계는

입력
2009.08.31 00:02
0 0

한 달간 억류됐던 800연안호 선원 4명이 29일 남측으로 송환되는 것은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의 마지막 걸림돌을 제거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제 넘어온 공을 남측이 어떻게 받아내느냐에 따라 향후 남북관계가 전개될 전망이다.

연안호 사건 초기만 해도 전망은 낙관적이었다. 북측은 당시 남북관계가 그리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하루 만에 "조사 결과에 따라 처리될 것"이라고 통보했다.

정부는 빠른 북한의 반응을 긍정적 신호로 해석했다. 참여정부 시기 동해에서 북한으로 넘어갔던 황만호 우진호 사건이 각각 5일, 19일 만에 풀렸던 기억도 있었다. 두 사건의 경우 모두 음주 후 의도적으로 북방한계선(NLL)을 넘었음에도 북은 그냥 돌려보냈다.

하지만 지난 5일 미국 여기자 2명이 석방되고, 13일 개성공단 현대아산 직원 유성진씨가 136일 만에 풀려난 이후에도 북측은 연안호 문제에 대해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때문에 애초 알려진 위성항법장치(GPS) 고장으로 연안호가 나포된 게 아니라 "영내로 너무 깊이 들어가 고기잡이를 하다 붙잡혔다"(대북 소식통)는 소문들이 나돌았다. 북한 입장에서는 억류할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16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만나 당국 대화를 통한 원만할 해결의지를 밝히고, 21일 김대중 전 대통령 조문차 서울에 온 김기남 북한 노동당 비서도 곧 석방될 것이라는 입장을 전하며 분위기는 반전했다.

이로 인해 북한이 현 회장 면담, 김 비서 서울 방문 등을 계기로 남북관계를 풀기로 결정했고, 28일 추석 이산가족 상봉행사 성사에 이어 같은날 연안호 송환까지 통보함으로써 남측에 선물을 안겨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조문단으로 왔던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나 이번 적십자회담 북측 대표단은 남측이 연안호 선원 석방에 연연하지 않는 이유에 궁금해 했다는 후문이다. 정부 소식통은 "정부 입장에서는 북측이 연안호 석방 대가로 무언가를 요구하지 못하도록 처음부터 담담한 태도를 유지했다"고 전했다.

공을 넘겨 받은 정부로서는 고민이 깊어졌다. 정부 관계자는 "연안호 선원 송환은 너무 당연한 조치"라면서도 "향후 정부가 남북관계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여론 환기 등 하나의 착안점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당장 정부가 남북관계 전면 개선에 나서기보다는 북핵문제 해결 추이, 북미관계 진행 속도를 봐가며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