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로 세계 각국의 사정이 악화일로를 걷던 작년 말. 벼랑 끝 위기에서 이들 국가를 가까스로 구해낸 건, 위기의 진원지 미국이 찍어내는 '달러'였다. 미국이 유럽, 일본, 한국 등 주요국들과 통화스와프 계약을 통해 달러를 수혈해준 것이다.
위기 1년. 세계 각국 경제가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위기 안전판 역할을 했던 '달러'도 85% 가량 회수됐다. 세계 각국의 출구전략이 점차 속도를 내는 것이다.
2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스와프 계약을 통해 세계 각국에 공급한 달러 자금은 작년 말 5,137억5,000만달러에서 지난 12일 현재 762억달러로 대폭 줄었다. 작년에 공급했던 달러를 올 들어 4,375억달러(85% 가량)를 회수한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한때 한도(300억달러)의 절반을 넘는 163억5,000만달러까지 빌려 썼지만, 65% 가량을 상환하면서 지금은 잔액이 58억달러로 줄어들었다.
지금까지 미국이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나라는 유럽중앙은행(ECB), 영국, 스위스, 일본,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호주, 멕시코, 캐나다, 뉴질랜드, 브라질, 싱가포르, 그리고 한국 등 총 14개국. 이중 캐나다, 뉴질랜드, 브라질, 싱가포르 등 4개국을 제외하고는 모두 위기 타개를 위해 통화스와프를 통해 달러 자금을 공급받았다.
이처럼 세계 각국이 통화스와프 자금을 급격히 줄여나가는 것은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시중에 풀린 유동성을 서서히 회수하는 출구전략의 일환. 이런 추세를 감안하면, 내년 초 미국과 세계 각국간 통화스와프 계약은 대부분 종료될 전망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와 미국의 통화스와프 계약은 내년 1월말 예정대로 종료될 전망이며 다른 나라도 사정은 마찬가지"라며 "이제 전 세계적인 위기가 사실상 종료됐다는 걸 의미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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