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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위대한 생각들' 자유와 민주가 '강제결혼' 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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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위대한 생각들' 자유와 민주가 '강제결혼' 했더니…

입력
2009.08.31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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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광우 지음/비아북 발행ㆍ300쪽ㆍ1만4,000원

우리 사회의 정치이념으로 흔히 거론되는 자유민주주의는 성격이 다른 두 이념의 결합이었지 처음부터 단일 이념이었던 것은 아니다.

자유주의는 중세 유럽 절대왕정의 권위를 부정하면서 탄생했다. 왕권의 횡포와 봉건적 속박에서 벗어나고 시장의 원리와 자유방임 원칙을 주창한 것인데 그러자면 국가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모든 것을 개인에게 맡겨야 한다. 하지만 이는 빈곤문제 등에 대해서도 국가는 손을 놓아야 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사회문제를 예고했다.

공교롭게도 민주주의가 힘을 발휘했다. 19세기 중반 노조가 합법화하고 20세기 초 여성이 선거권을 가지면서 민주주의가 크게 확산됐다. 민주주의는 곧 자유주의를 보완하면서 자유민주주의의 탄생을 가져왔다. 이념의 성격상 자유주의는 민주주의를 달가워하지 않았겠지만 역사는 둘의 결합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 책 <위대한 생각들> 은 그래서 성격이 다른 이 두 이념의 결합을 '강제결혼'에 비유한다.

<위대한 생각들> 은 인류 역사에 큰 영향을 미친 여러 사상을 모은 책이다. 자유주의는 물론 평등사회를 지향하는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국민국가 형성을 목표로 하다가 해외 침략의 이론으로 변질된 민족주의, 사회주의 사상의 일부와 민족주의가 혼합한 파시즘, 다른 사람의 자식과 부모를 내 자식과 내 부모처럼 봉양하는 공동체를 꿈꾼 공자의 대동사상, 절대자유를 추구한 도가, 현실의 권력관계를 치밀하게 관리하자는 한비자의 법가 등을 정리했다.

저자는 왕은 백성을 위해 존재하고 왕이 잘못하면 갈아치울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여전제를 중심으로 개혁 프로그램을 추진한 정약용을 '한국판 루소'로 비유했다. 전봉준은 평등사상을 실현하려다 스러진 혁명가로 그렸다. 사상 그 자체보다는 그것이 탄생한 시대적 배경과 그 사상의 주창자 혹은 실천자의 삶을 들여다보았다.

박광희 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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