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승으로 54년 만에 진정한 정권교체에 성공한 민주당은 "31일 0시부터 정권인수 작업에 착수하겠다"며 준비된 집권세력임을 과시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30일 보도했다. 민주당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대표는 이르면 31일 내각의 핵심 관료를 내정할 방침이라고 아사히(朝日)신문이 전했다.
민주당 간부는 이날 정권이행 작업과 관련, 우선 정권이행팀을 발족한 뒤 내각과 당을 이끌 핵심 포스트를 내정하고 사민당, 국민신당 등과의 연립 정권 협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총리는 선거패배의 책임을 지고 자민당 총재직을 사임했다. 참패가 현실로 나타나자 자민당 인사들은 선거 결과가 당에 가할 타격을 가늠해 보며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선거가 종료된 즉시 방송 등을 통해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됐는데도 자민당은 한동안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날 출구조사 에서 54년 만에 돌풍을 일으킨 변화의 기세는 자민당 거물들을 줄줄이 날려보낼 정도로 거셌다. 뿐만 아니라 가족으로부터 지역구를 물려받은 자민당 세습 후보들도 곳곳에서 패배의 쓴 잔을 들이켜야 했다.
선거결과가 나오자 외신들은 장기간 경기침체가 자민당 몰락의 주요 원인이라고 보도했다. AP통신은 "일본 유권자들이 54년 자민당 통치에 대한 변화와 경제 재건을 약속한 중도좌파 민주당을 선택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BBC방송은 "최악의 실업률에 시달리는 일본 국민들이 기업만 옹호하는 자민당과 달리 소비자와 노동자 편에 서겠다는 민주당의 공약에 지지의사를 보냈다"고 전했다.
이날 도쿄 시내에 위치한 투표소를 찾은 공무원 시도나 준코(59)씨는 "우리는 민주당이 정말로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에게 기회를 주고자 한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선거에 앞서 실시된 사전 부재자투표 선거에는 일본 선거사상 최대인 1,400만명이 투표에 참가해 이번 선거에 대한 일본인들의 높은 관심을 보여주기도 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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