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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교사들의 수업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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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교사들의 수업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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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30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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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에 따라 결정된다. 질 높은 교사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지만, 리더십이 교사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역량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교사의 리더십은 교육 현장을 아래로부터 변화시킬 수 있는 핵심 요소다.

최근 교육개발원이 전국 125개 초ㆍ중ㆍ고 교사 1,875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우리 교사들은 자신의 리더십을 10점 만점에 7점 정도인 '보통 이상'으로 평가했다. 교사들의 '자기 효능감'이 높다는 뜻이어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몇 가지 다른 특징은 우리 교사들이 보완해야 할 리더십의 측면이 무엇인지를 말해준다.

생활지도 리더십보다 낮아

우선 교사의 리더십은 생활지도 영역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 다음은 학급 운영, 학부모와의 관계 활동, 수업활동, 행정업무, 교사들 간 교육활동이 뒤를 이었다. 우리 교사들이 생활지도 영역에서 가장 높은 리더십(7.8점)을 발휘하고 있다는 사실은 인성교육 측면에서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공교육이 사교육과 경쟁 관계에 놓인 상황에서 수업 리더십이 다른 영역보다 낮게 나타난 사실(7.4점)은 소홀히 여길 수 없다. 학교 교육의 핵심은 가르치는 일이며, 그것은 수업으로 대표된다. 교사는 수업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그런 수업에서의 리더십을 교사들 스스로 낮게 평가한다면 교사들은 물론 정책당국은 대책을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 교사들의 수업 리더십은 목표지향성은 높지만 공동체성은 낮게 나타났다. 이것은 학생 참여보다 교사 중심의 수업이 많다는 것을 뜻한다. 학생들이 즐겁게 참여하면서 스스로 배우고 생각을 키울 수 있도록 수업을 운영하는 리더십이 부족함을 말한다.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는 교사가 주도하는 주입식 수업에서는 양성될 수 없다. 스스로 배우는 즐거움 없이 노벨상을 탔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성적만 좋은 나라가 아니라 교과에 대한 흥미와 의욕도 높은 교육 강국이 되려면 교사들이 학생들과 함께 하는 수업 리더십, 흥미와 학습의욕을 높여갈 수 있는 수업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

이번 조사에서 주목되는 또 다른 사실은 대부분 직무 영역에서 교사들의 전문성이 낮게 나타난 점이다. 리더십의 기본 요소인 전문성이 부족하면 리더십의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우선 영역별로 전문성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지만, 교원 양성과 연수 시스템의 개선을 통해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는 근본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동료 교사와의 관계 속에서 발휘되는 리더십이 매우 낮은 것도 특징 중 하나다. 이것은 교사 공동체 활동에 매우 소극적임을 의미한다. 도대체 우리 교사들은 교사 공동체와의 활발한 상호작용 없이 교육적 경험을 어떻게 공유하고, 일상의 수많은 교육 문제와 어려움을 누구와 고민하고 어떻게 풀어왔다는 것일까.

교사ㆍ정책당국 함께 노력을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우리 교사들의 리더십 특징은 리더십 배양을 위한 교사의 자각과 노력, 그리고 이를 지원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함을 말해준다. 교사에게도 학생에게도 모두 즐거움이 있는 학교, 행복한 교육, 그래서 그 결과도 좋을 수밖에 없는 진정한 교육강국이 되기 위한 실천 방안을 찾아야 한다.

교원 채용과 양성ㆍ연수 제도의 전면적인 재검토, 학생과 함께 하는 수업운영의 리더십 향상, 교사 공동체 활동에 대한 지원 등 교사간 관계 리더십 향상 방안에 대한 논의가 시급하다.

정광희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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