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태아(쌍둥이) 임신일 때 첫 번째 태아의 자세가 정상이면 두 번째 태아의 자세와 상관없이 자연분만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일병원은 2007~2008년 쌍태임신클리닉을 찾은 임신부를 대상으로 자연분만 성공률을 분석한 결과, 자연분만을 시도한 쌍둥이 임신부 151명 가운데 75%(113명)가 자연분만을 할 수 있었다고 26일 밝혔다.
첫 번째 아이(선둥이)와 둘째 아이(후둥이) 모두 머리가 정상적으로 자궁 입구를 향한 임신부(103명)의 자연분만 성공률이 73.85%(76명)이었다.
첫 번째 아이의 머리만 정상적으로 자궁 입구 쪽으로 향하고 둘째 아이는 엉덩이나 다른 부위가 자궁 입구를 향하고 있는 쌍둥이 임신부(48명)도 77.1%(37명)의 자연분만 성공률을 보였다. 즉 첫 번째 아이의 머리 위치가 정상이라면 자연분만 성공률은 75% 이상을 유지한다는 뜻이다.
전체 분만 건수 가운데 쌍둥이 분만이 차지하는 비율은 1998, 99년 2.2%에서 2007, 2008년 4.4%로 2배나 늘었다. 이는 최근 시험관아기수술의 발달로 인한 것으로 이 병원은 분석했다.
하지만 쌍둥이 제왕절개 분만율은 여전히 92%(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03~2005년)에 달하며, 첫째 아이와 둘째 아이 모두 자세가 정상일 때에만 일부 병원에서 선택적으로 자연분만을 시도하고 있다.
제왕절개의 경우 자연분만에 비해 분만 시 출혈, 자궁수축 부전, 양수색전술, 다음 임신 시 전치태반이나 자궁유착 등의 합병증이 늘어나므로 자연분만의 금기증만 없다면 자연분만을 시도하는 것이 산모의 건강에 유리하다.
자연분만을 하면 출혈이 적고 자궁유착 등 합병증이 없을 뿐 아니라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에 엄마와 곧바로 교감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제일병원 산부인과 쌍태임신클리닉 정진훈 교수는 "쌍둥이 임신은 보통 임신보다 산과적 합병증이 많으므로 자연분만을 고집하는 것은 위험하지만 쌍둥이도 숙련된 전문의와 의료 시스템이 뒷받침된다면 자연분만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