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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연재 '별, 시를 만나다' 시집으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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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연재 '별, 시를 만나다' 시집으로 만난다

입력
2009.08.30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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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하늘의 별을 바라보고 길을 찾았던 고대부터 별은 시인들의 가장 친숙한 벗이었다. 불빛과 공해 때문에 맨눈으로 별을 관찰하기는 어려운 이 시대에 별을 노래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김기택, 이문재, 나희덕, 문태준씨 등 한국 대표시인 50명이 별과 달, 하늘과 해, 우주와 천문 등을 소재로 쓴 시를 묶은 테마시집 <별은 시를 찾아온다> (민음사 발행)가 나왔다.

번쇄한 일상 속에서 고개를 들고 별을 바라보는 행위는 범인들에게는 하릴없는 휴지(休止)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인들에게 그 시간은 세계와 인생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이다. 오랜만에 낮달을 목도한 이문재 시인은 우주 속의 유일한 개인 '나'의 존재의미를 재인식한다.

'낮에도 총총한 별을 생각하면/ 나를 관통하는 천지 사방의 별빛들을 떠올리면/ 내가 중심이다 너와 내가 우리가/ 저마다 분명하고 힘차고 겸손한 중심이다'('낮달'에서). 눈에 보이는 별보다 보이지 않는 성간 암흑물질이 우주의 주요 질료라는 사실을 깨달은 나희덕 시인은'알 수 없기에 두렵고 달콤한 어둠,/ 아, 얼마다 다행인가/ 어둠이 아직 어둠으로 남겨져 있다는 것은'('어둠이 아직'에서) 이라며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에 진리가 숨겨져 있다는 철학적 깨달음에 이른다.

과학자들에게는 한갓 우주공간의 단단한 돌덩어리에 불과할지도 모르는 별들이지만 시인들의 발랄한 상상력과 만나 다양한 의미를 생성한다.

별을 인생의 참된 길로 인도하는 더없이 존귀한 존재로 명명한 손택수 시인('이슬점')에서부터 '밑을 닦은 휴지에 빨간 고춧가루 한 점'('별의별')이라며 별을 가장 비루한 존재로 비유한 김민정 시인까지 '하나의 존재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적 상상력'을 확인하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다.

개개의 작품에는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서동욱(서강대 철학과 교수), 김행숙(강남대 국문과 교수)씨의 친절한 해설이 덧붙여져 있다. '별시'프로젝트는 유네스코가 정한 '2009 세계천문의 해'를 기념, 세계천문의 해 조직위원회가 기획했으며 작품들은 2006년 3월30일부터 6월1일까지 한국일보의 '별, 시를 만나다' 코너를 통해 발표됐다.

한편 시집 발간을 기념해 9월 3일 오후 정독도서관에서 김기택, 김소연, 김경주 시인 등이 참여한 가운데 별시 낭독행사인 '별시축제- 별은 시를 찾아온다'도 열린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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