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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대구육상대회 헛발질만 할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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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대구육상대회 헛발질만 할건가

입력
2009.08.30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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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육상이 세계의 변방, 아니 최하위라는 사실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이 하계 올림픽에서 당당히 세계 톱 10에 들 때도 육상은 기여한 것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 베를린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두고는 내심 기대를 했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은 "3개 종목 정도에서는 톱 10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혹시나' 하는 기대는 '역시나'로 막을 내렸다. 한국은 역대 최대 규모인 19명을 파견했지만 단 한 명도 톱 10 또는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그나마 '믿었던' 마라톤에서도 바닥을 헤맸다.

예선에서 탈락한 뒤 일부 선수들은 "몸이 피곤했다", 일부는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몸 관리도 못했다는 변명은 오히려 선수들만 초라하게 만들 뿐이다.

육상연맹이 대회 전 밝힌 "3개 종목에서 톱 10도 바라볼 만하다"는 출사표도 결과적으로 엉터리 셈법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주축 선수들의 컨디션, 기량조차 제대로 점검하지 못하고 뜬구름만 잡은 셈이었다.

대구대회까지 딱 2년 남았다. 이대로라면 한국은 전 종목에서 '참가상'을 받는 데 만족해야 할 처지다. 일선 지도자들은 "우수자원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하소연한다. 사정이 이럴진대 "기록을 세우면 얼마를 주겠다"는 식의 당근책을 쓴다고 갑자기 '우사인 볼트'가 하늘에서 떨어질 리 만무하다.

한국육상을 책임지고 있는 육상연맹부터 바뀌어야 한다. 필요하다면 인적 쇄신도 해야 하고, 체질개선도 해야 한다. 우수선수 발굴과 스카우트에도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2년은 결코 긴 시간이 아니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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