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은 전통적인 민주당의 텃밭이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이런 공식은 바뀌지 않을 공산이 크다. 이명박 대통령 임기 중반에 치러지는 탓에 현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의 의미를 지니는 데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년과 일정이 겹치기 때문이다.
전남에서는 박준영 현 지사가 3선 도전의 뜻을 밝히고 있는 가운데, 현역의원으로 민주당 전남도당위원장인 주승용 의원과 최근 민주당에 복당한 이석형 함평군수가 박 지사의 뒤를 좇는 양상이다.
박 지사는 도정을 무난히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와 2010년 F1 국제자동차대회 등 대규모 국제행사를 유치한 점이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하지만 최대역점 사업인 서남해안 관광레저도시 개발사업의 개발계획 승인이 지연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민간자본의 참여가 저조하다는 게 약점이다.
박지사의 대항마로는 주승용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주 의원은 도의원과 여수시장, 국회의원을 거치는 동안 지역과 중앙에서 쌓은 행정력과 인적 네트워크가 강점으로 꼽힌다. 주 의원은 굵직한 지역 현안들이 서부권에 편중돼 있다는 판단 아래 지역구인 여수와 순천, 광양 등 동부권 민심을 공략하고 있다.
함평 나비축제로 전국적 인지도를 쌓은 이석형 함평군수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이 군수는 3선 연임 제한 규정에 걸려 차기 도지사 출마를 추진 중이며, 민주당 복당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김기룡 도당위원장과 함께 전남 출신 장관들을 대상으로 출마 의사를 타진하고 있고, 민주노동당도 후보를 물색 중이다.
전북에서는 재선에 도전하는 김완주 현 지사에 맞서 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인 강봉균 의원이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또 4ㆍ29 재보선 당시 전주 완산갑에 공천을 신청했던 한광옥 민주당 상임고문과 정균환 전 의원도 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최근 김 지사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낸 '새만금 감사편지' 논란이 되고 있다. 공천권을 쥔 민주당이 미디어법 강행처리 등으로 현 정권과 전면전을 펼치고 있고, 지방선거 전략도 현 정권에 대한 심판구도로 짜여질 공산이 큰 점은 김 지사에겐 악재일 듯하다.
강봉균 의원은 아직 출사표를 던지지는 않았지만 지역에서는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3선인 강 의원은 정보통신부, 재정경제부 장관 출신으로 대표적 정책통으로 꼽힌다.
한나라당은 4ㆍ29 재보선에 출마한 전희재 전 행정부지사와 태기표 전 정무부지사, 문용주 전 국회도서관장 등이 거론된다. 진보진영에서는 염경석 진보신당 도당위원장의 출마가 예상된다.
눈여겨볼 점은 무소속 정동영 의원의 민주당 복당 여부다. 내년 지방선거 때까지 정 의원의 복당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민주당의 공천을 받지 못한 후보가 정 의원측과 연합, 민주당 후보와 맞대결을 펼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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