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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텔레그래프誌 "유머는 권력자의 공격적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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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텔레그래프誌 "유머는 권력자의 공격적 행위"

입력
2009.08.30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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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로 좌중을 휘어잡는 사람은 그 모임의 권력자일 가능성이 크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화용론 저널'(Journal of Pragmatics)에 실린 연구결과를 인용, "누군가에게 유머를 던지는 것은 다른 이들보다 우위에 있다는 증거"라고 23일 보도했다. 점심시간에 누가 농담을 많이 하고 분위기를 주도했는지 생각해보면 그 모임의 권력이 누구에게 있는지 알 수 있다는 것.

이에 따르면 유머는 남을 웃기기 위한 것 못지않게 자기에게 권력이 있음을 남에게 보여주려는 공격적인 행위다.

저널 편집자인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의 헬가 코스트호프 교수는 "권력자들은 때론 다른 사람을 공격해 웃음을 유도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최고 위치에 있는 사람이 상황을 장악하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코스트호프 교수는 "여성의 지위가 남성에 비해 낮았던 1960년 이전에는 풍자와 공격적인 성향을 지녀야 하는 코미디언 업계에서 여성을 찾아보기 힘들었고, 유머가 있는 여성은 여성스럽지 못하다는 사회적 인식이 강했다"고 말했다.

코스트호프 교수는 또 "의사들도 때때로 자신의 환자들에게 가벼운 농담을 걸어 편안하게 하지만, 너무 박식한 환자에게는 깍듯하게 대한다. 이것은 평상시 농담을 잘하는 간호사들이 의사가 있을 때 환자에게 조크를 던지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농담이 권력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증거"라며 "어떤 사람이 조크를 한다는 것은 그 자리에 있는 이들 중 가장 지위가 높은 사람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코스트호프 교수는 이어 남녀 모두 다른 사람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유머를 이용하지만 남녀간에 차이가 있다고 덧붙였다.

여성들은 자기 만족을 위해 농담을 하지만 남성들은 다른 사람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농담을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 또 여성들은 친구들과 끈끈한 결속을 위해 농담을 하는데 반해 남성들은 좌절을 표출하면서 농담을 한다고 밝혔다.

채지은 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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