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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총선 D-3/ 반세기 자민당 일당체제 종언… 일본 새 시대 개막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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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총선 D-3/ 반세기 자민당 일당체제 종언… 일본 새 시대 개막 눈앞

입력
2009.08.30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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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만드는 한 표를 던지고 왔다. 국민의 뜻에 따라 정치가 움직이는 순간을 모든 사람이 경험토록 하고 싶다."

민주당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대표는 26일 도쿄(東京) 오타(大田)구청에서 중의원 선거 부재자투표를 마치고 나오면서 이번 선거를 일본의 역사를 새로 쓰는 선거로 규정했다.

30일 투표를 앞두고 나오는 일본 언론의 판세 분석은 한결같이 민주당의 압도적 승리다. 1955년 창당 이후 단 한번도 중의원 선거에서 제1당 자리를 내준 적이 없는 자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무려 200석 정도를 잃는다는 예측이 나온다. 반세기가 넘는 자민당 일당 체제가 막을 내리는, 말 그대로 역사적인 선거인 것이다.

선거 공시 다음 날인 19일.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리가 첫 지방 지원 유세지로 고른 곳은 홋카이도(北海道). 이곳 11구의 자민당 후보는 나카가와 쇼이치(中川昭一) 전 재무장관이다. 농림장관을 지낸 부친에게서 물려 받아 8차례 연속 당선한 그의 지역구 기반은 지금까지 든든했다. 하지만 이번은 사정이 다르다. 지난 선거에서 2만 표 남짓 차이로 낙선했다가 재도전하는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민주당 대표대행 전 비서의 기세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홋카이도는 나카가와씨 이외에도 자민당 최대 파벌인 마치무라파 수장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전 관방장관, 다케베 쓰토무(武部勤) 전 간사장 등 그 동안 선거에서 연승한 자민당 거물들이 널린 곳이다. 하지만 언론의 판세 분석에서 홋카이도는 소선거구 전체를 민주당이 싹쓸이하는 대표 지역으로 분류된다.

자민당 몰락은 실은 199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조짐이 나타났다. 40년 가까이 단독으로 정권을 유지했던 자민당은 이때부터 사회당, 공명당 등과 연립하지 않으면 안정적 정권 운영이 불가능해졌다.

2005년 총선에서 자민당의 압승은 분명히 이례적이다. 하지만 이는 일본 정치의 흐름이 바뀌었다기보다는 '고이즈미(小泉)'라는 특출한 정치인의 리더십이 크게 작용한 결과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역설적으로"자민당을 때려 부수겠다"고 선언,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었다.

자민당 약체화는 지금껏 경제성장을 위해 안정적 보수정당을 필요로 했던 일본 사회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과거 자민당의 경우, 전후 고도 성장의 결실을 농촌까지 적극적으로 분배하면서 표밭을 다진 것이 성공요인이었다. 이 과정에서 후원회 조직이 강화됐다.

노나카 나오토(野中尙人) 가쿠슈인(學習院)대 교수는 "일본에선 오래 전부터 결실 자체가 줄어들어 자민당이 더 이상 나눠줄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자민당 퇴장의 이유를 설명했다. 고이즈미의 우정민영화나 사회보장비 감축 등은 이런'자민당 시스템'을 바꿔보려는 시도였지만 철저하지도, 지속되지도 않았다.

이 와중에 민주당은 양당 구도를 강화하는 소선거구제를 활용해 서서히 민심을 접수해왔다. "2007년 참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의 승리가 실은 정권교체의 시작이었다"고 노나카 교수는 말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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