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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LCD 패널 '중국서 만들어 중국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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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LCD 패널 '중국서 만들어 중국 잡는다'

입력
2009.08.30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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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중국에 LCD 패널 공장을 세운다. LG디스플레이도 중국에 8세대 LCD 공장을 세울 예정이어서 국내 LCD 업계가 모두 중국에 생산 시설을 갖추게 된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8세대 LCD 패널 공장을 중국에 건립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8세대 LCD는 주로 40~50인치 TV용으로 쓰인다. 그룹 관계자는 "중국 내수 시장 확대에 따른 적절한 대책이 필요해 검토중"이라며 "LG나 일본 샤프, 대만 LCD 업계 모두 같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장원기 삼성전자 LCD 사업부 사장도 이날 LG와 LCD 패널 교차 구매 양해 각서를 체결하는 자리에서 "(중국 공장 건립에 대해) 관심이 많다"며 "더 검토해 볼 것"이라고 거들었다.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LCD 패널 공장 후보지로는 중국의 쑤저우(蘇州)와 선전(深圳 )으로 압축됐다. 특히 쑤저우가 유력하다. 쑤저우는 삼성전자의 LCD 모듈 공장이 있다. 이곳은 한국에서 만든 LCD 패널을 가져다가 TV에 장착할 수 있도록 조립하는 곳이다. 따라서 패널 공장이 인접하면 공급 경로 및 비용이 크게 단축된다.

선전이 두 번째 후보지로 꼽히는 이유는 중국에서 삼성전자의 LCD 패널을 가장 많이 사가는 TLC사의 LCD TV 공장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내 최대 고객인 TLC와 관계를 고려한다면 선전도 쑤저우 못지 않은 후보지라는 것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같은 이유로 삼성전자는 2004년 쑤저우에 LCD 모듈 공장을 세울 때도 선전을 최종 후보지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공장 건립은 올해 안에 양해 각서를 체결하고 내년쯤 시작할 전망이다. 통상 공장 건립에 2, 3년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가동은 2012년께로 예상된다. 건립 규모, 생산량 등은 아직 미정이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호랑이를 잡는다."

삼성전자가 중국에 LCD 공장을 세우는 이유는 날로 성장하는 중국 내수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이다. 시장 조사 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세계 LCD TV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2.3%로 유럽, 미국에 이어 3번째다. 하지만 성장 속도가 빨라서 올해 18.6%, 2012년에는 21%로 늘어나 미국을 제치고 세계 두 번째로 부상할 전망이다. 그만큼 LCD 제조업체로서는 무시할 수 없는 거대 시장이다.

반면 국내 LCD TV 업체들은 세계 1, 2위를 다투지만 중국에서는 고전하고 있다. 하이센스, 스카이워스, TCL 등 중국 현지 업체들이 낮은 가격을 앞세워 중국 내수 시장의 77%를 점하기 때문. 따라서 국내 LCD 패널업체들이 늘어나는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현지 업체를 겨냥한 현지 진출이 필수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호랑이 굴에 들어가서 호랑이를 잡는 전략"이라며 "중국 내수 시장을 공략하려면 현지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유인책이 만만찮다. 중국 정부는 올해 2월 발표한 '중국 정보전자산업 진흥 계획'에 따라 1,000억 위안(한화 약 18조2,000억원)을 LCD 패널 시설 건설에 투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LCD 패널 공장 5~10개를 건설한다는 목표 아래 한국, 대만, 일본 LCD 패널 업체들에게 부지 제공, 세제 혜택 등의 유인책을 펴고 있다.

여기에는 중국 LCD TV 업체들이 삼성전자나 LG전자처럼 패널 생산과 TV 제조 등 수직 계열화가 안돼 있어서 올해 초 LCD 패널 품귀 현상이 발생했을 때 어려움을 겪은 점도 한 몫 했다. 중국 정부는 국가 차원에서 LCD 생산 시설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해외 및 자국 업체들의 투자 협력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도 중국 광저우(廣州)시에 8세대 LCD 패널 공장을 세우기 위해 광저우시와 양해 각서를 최근 체결했다. LG디스플레이도 생산 규모와 건립 시기 등은 미정이지만 삼성전자처럼 2012년께 공장 가동을 예상하고 있다.

중국 공략 확대 및 협력업체들의 동반 진출 기회

국내 업체들의 LCD패널 공장 중국 건립은 동전의 양면처럼 장단점이 함께 도사리고 있다. 우선 중국 LCD TV 업체들이 내수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큰 만큼 현지에 공장을 세우면 이들에게 패널을 공급하면서 본격적으로 매출을 늘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 시장 선점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일본 샤프, 대만 LCD 업체들보다 중국에 빨리 들어가는 게 유리하다"고 내다봤다.

또 장비, 부품 등을 삼성전자 및 LG디스플레이에 공급하는 중소 협력업체들에게도 새로운 시장이 열린다. 그만큼 장비와 부품업체로서는 만들기 힘든 수출 효과가 발생하는 셈이다.

하지만 최첨단을 달리는 LCD 패널의 기술 유출이 우려되고, 국내 LCD TV 업체들에게는 위협 요소가 될 수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중국 공장이 가동되는 2012년에 한국은 60인치 이상의 10세대 라인을 가동할 것이므로 첨단 기술이 빠져나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 또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및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공장에서 LCD 패널을 싼 값에 중국 TV 업체들에 공급하면 국내 LCD TV 업체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삼성전자 및 LG전자의 중국 TV 공장 역시 싼 값에 패널을 공급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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