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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DJ/ 민주 "적통 계승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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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DJ/ 민주 "적통 계승으로"

입력
2009.08.30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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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야권에 쏟아지는 관심은 크게 두 갈래다. 하나는 DJ 없는 야권이 앞으로 어떤 식으로 활로를 찾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야권의 구심축이었던 DJ의 역할을 누가 대신할 것이냐의 문제이다.

외형상 민주당은 아직 '홀로서기' 준비가 돼 있지 않아 보인다. 야권의 두 축이었던 김대중ㆍ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이 잇따라 세상을 떠났고, 2007년 야권의 대통령후보였던 정동영 의원도 4월 재보선 때 무소속 출마를 강행함으로써 아직은 적극 나서기 어렵다.

지난 13개월간 민주당을 이끌어왔던 정세균 대표는 당내의 호의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아직 대중적 인지도에서 떨어지는 편이다. 손학규 전 대표는 지난해 총선 이후 중앙무대를 떠나 야인 생황을 하고 있다. 정권교체가 이뤄진 뒤 1년 6개월이 지났지만 집권 청사진을 제시할 두드러진 인물은 여전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내놓은 처방은 내부 혁신과 통합이다. 인물 중심이 아닌 시스템에 의한 정당정치를 뿌리내리고 시민사회 진영, 친노진영, 구민주계 일부 인사를 빠른 시일 내에 결집시키면 견제와 비판이라는 야당의 역할을 복원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의 한 재선의원은 "지금은 3김시대처럼 1인 리더십에 정당이 좌지우지하던 시대가 아니다"며 "시스템만 정비하면 인물 부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박지원 정책위의장이 24일 회의 석상에서 '민주당은 정 대표를 중심으로 단결하고, 야 4당과 단합하라'는 DJ의 '유훈'을 공개한 것이나, 친노세력 직계인 안희정 최고위원이 "두 전직 대통령의 지지자를 결합시키고 촛불시민주권세력을 합칠 때만이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다"고 강조한 것은 통합 필요성에 공감하는 당내 분위기를 반영한다. 당 관계자는 "여권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 때문에 야권이 서로 뭉치지 않으면 어렵다는 인식을 같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따라서 정 대표가 공언한 '혁신ㆍ통합기구'가 본격 활동에 들어가면 야권의 구도가 크게 출렁거릴 수도 있다.

이와 별개로 DJ를 이을 야권의 지도자로 인정받기 위한 주요 인사들 간의 물밑 경쟁도 시작됐다. '정치적 사부'(정동영), '정치적 어버이'(정세균) 등 국장 기간 DJ에 바친 수사도 예사롭지 않다. 현재 당내에선 정동영, 정세균, 손학규 3인의 전현직 지도부 외에 DJ와 동향인 천정배 의원, '정치적 딸'이라고 불린 추미애 의원, 386의 선두주자인 전남 고흥 출신의 송영길 의원 등이 DJ를 계승할 잠재적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일부 인사들은 "이미 거론돼온 인사들 모두 DJ를 계승하기에는 한계가 많은 사람들"이라며 "그동안 덜 부각됐던 제3의 인물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면서 급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호남권의 한 의원은 " 벌써부터 포스트 DJ가 누구냐를 놓고 경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지금 중요한 것은 민주당이 DJ의 적통을 이어받는 당으로 인정받고 이를 위해 변화한 모습을 보여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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