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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호 미완의 꿈으로/ "그렇게 고생했는데…그래도 과학강국 큰 걸음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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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호 미완의 꿈으로/ "그렇게 고생했는데…그래도 과학강국 큰 걸음 내디뎠다"

입력
2009.08.30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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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의 성공에 그쳤지만 과학강국으로의 큰 걸음을 내디뎠다."

25일 오후 5시 나로호가 거친 굉음과 함께 파란 불기둥을 내뿜으며 수직으로 솟구쳐 오르자 '우주도시' 고흥반도의 마을회관, 산등성이, 바닷가에서 발사순간을 지켜보던 인파 속에서는 일제히 "와~"하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나로호가 이내 창공에서 빨간 점으로 사라지자 관람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손뼉을 치고 부둥켜안으며 기뻐했다.

고흥군 봉래면 예내리 마을회관에서 이웃과 함께 나로호 발사장면을 지켜보던 이재동(64) 이장은 "참으로 오랫동안 마음을 졸여왔는데 이제서야 나로호가 하늘로 힘차게 날아올랐다"면서 "너무나 기분이 좋아서 그 동안 막혔던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부산에서 가족과 함께 찾아온 김태균(33)씨는 흥분이 가시지 않은 듯 "나로호의 웅장한 발사 모습은 기대했던 것 이상"이라며 "이렇게 역사적인 순간을 눈앞에서 보게 돼 오랫동안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웃음을 지었다.

지난 19일 발사실패 여파로 관람객이 줄긴 했지만 나로호 발사 후 마치산, 용바위, 봉남 등대 등 카운트다운 행사가 열린 고흥군 주요 관망지에 모인 2만5,000여명의 관람객들은 한껏 축제분위기에 젖어 들었다.

이날 국립과천과학관 야외무대에서 대형스크린을 통해 발사장면을 지켜보던 500여명의 시민들은 일제히 하늘로 풍선을 날렸다. 서울역,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등 전국의 주요 역과 터미널에서도 환호성을 지르며 기쁨을 만끽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오후 6시가 조금 넘어 나로호에 탑재된 과학기술위성2호가 궤도진입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지자 관람객들은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장탄식을 쏟아냈다.

예내리 주민들은 "그렇게 고생들을 했는데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네"라며 발을 동동 굴렀다. 발사장 인근 남열 해수욕장을 찾았던 홍성복(49)씨는 "나로호가 하늘로 힘차게 날아오르는 모습을 보고 당연히 성공한 줄 알았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며 "아직도 뭐가 뭔지 통 모르겠다"고 말했다.

일부 관람객들은 한숨 섞인 말투로 "첫 발사 성공확률이 낮다고 그러던데…"라며 발사 실패를 아쉬워했다. 서울역에서 만난 대학생 손정훈(29)씨는 "우주강국의 대열에 들어서는 게 역시 쉽지는 않은 모양"이라며 "하지만 기회는 얼마든지 있으니 이번을 교훈 삼아 다음에는 꼭 성공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날 나로호 발사 3시간을 앞두고 현장에 국지적인 구름과 낙뢰 가능성이 있다는 기상예보가 전해지면서 나로우주센터 주변에는 한 때 긴장감이 감돌았지만 발사 30분전 구름이 사라지고 낙뢰 가능성도 작다는 예보가 나오면서 관람객들은 가슴을 쓸어 내리기도 했다.

한편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은 제주도 남방 해역에 배치돼 나로호의 궤적을 발사장에서부터 1,000여㎞ 상공까지 추적했지만 절반의 성공으로 빛이 바랬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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