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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신명난 소리 큰 판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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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신명난 소리 큰 판 벌인다

입력
2009.08.30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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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가 한가위를 앞두고 '2009 전주 세계 소리 축제'의 마당으로 거듭난다. 내년이면 벌써 열번째, 올해 전주 시내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주한옥마을 등지에서 닷새 동안 펼쳐지는 행사는 또 다른 도약을 꿈꾸는 회고와 전망의 의미가 새삼스럽다.

9월 23일 오후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김명곤(전 문화부장관) 조직위원장이 자작 사설 '광대가'를 헌걸차게 뽑아 올리는 것으로 27일까지 닷새 간의 제전은 장도에 오른다.

24, 25일 명인홀에서 각 판소리 유파의 전승 현황, 비교 감상 등의 기회를 제공할 '명창명가' 무대는 이번 행사의 성격을 일러준다.

철저한 고증에 의해 판소리의 역사를 재정립하는 자리 역시 마찬가지. 27일 오후4시 명인홀에서 열리는 '작고 명창 열전'은 보성소리의 대가 정응민 명창의 삶을 재조명하고 흥보가를 제외한 판소리 네 바탕의 눈대목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서편제, 동편제, 중고제 등 판소리 유파의 전승 과정까지 똑똑히 확인할 수 있다.

명창 조상현, 창작 판소리의 대가 임진택 등 판소리의 중진들이 펼칠 무대는 푸진 사설과 너름새가 구경꾼들을 사로잡는다. 현존하는 남자 판소리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조씨는 '적벽가' 첫 완창으로 33년 만에 다시 서는 전주 무대의 의미에 갈음한다. 임씨는 '소리내력' '똥바다' 등 기존의 대표작에서 길어 올린 소리를 선보여 시대와 호흡하는 판소리의 멋을 펼친다.

개막일 오후 2시에는 무대의 전면에서 자취를 감춘 국악계 원로들이 모여 사상 최대의 단체 촬영, 손도장 찍기 등 기념 행사로 장도를 기원한다. 23~26일에는 초중고생, 외국인 등이 출연해 판소리의 색다른 맛을 안겨줄 '생생소리판'도 열린다.

24~26일 한옥생활체험관에서는 '한옥에서 만나는 월드 스타' 등 해외 스타 가수들이 한복 차림으로 펼치는 무대가 기다린다. 아르헨티나의 샹송 가수 그라시엘라 수사나, 제의성 짙은 우즈베키스탄, 이슬람의 전통이 살아 있는 아제르바이젠 지역의 민속가요 공연은 이 행사의 외연을 확장시켜 준다.

주최측은 "이번 행사를 이루는 894개 프로그램에 219회의 공연은 단일 행사로는 전국 최대"라며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구성, 함께 즐기는 축제를 지향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리를 주제로 한 해외음악기행 등 다양한 영상과 관련한 공연을 펼치는 '소리영화관'은 일례다(24, 27일 국제회의장). 또 '소리 천사'로 불리는 자원봉사단을 공모, 서울에서 전주까지 관객들을 데리고 가는 '소리 열차'도 운영할 계획이다.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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