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현대모비스의 258개 협력사에서는 수박 잔치가 벌어졌다. 현대모비스가 평소 애쓰는 우수 협력사에 감사의 마음을 담아 업체 별로 10~30통 씩 모두 1억 원어치 수박을 보낸 것. 2003년부터 진행해 온 이 행사는 현대모비사와 협력업체의 마음을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1,000개 넘는 협력업체와 끈을 잇는 방식은 다양하다. 거래 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해 자금 운영을 지원할 뿐 아니라 수출 지원ㆍ정보 공유 및 문화교류 등을 통해 협력업체에 도움을 주고 있다. 협력업체들의 경쟁력 강화가 회사 경쟁력의 바탕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7월 현대모비스는 중소 협력업체와 거래 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지급키로 했다. 특히 현대모비스는 협력사에게 2차 협력사에게도 되도록 거래 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해줄 것을 당부했고, 협력사들도 호응했다. 이로 인해 수 천여 개의 2,3차 협력업체들까지 현금 지급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남기 현대모비스 부사장(구매본부장)은 "협력업체와의 신뢰를 강화하고 경영 활동에도 도움을 주기 위해 거래 대금 지급시스템을 개선한 것"이라며 "해마다 2조4,000억원의 거래 대금을 현금으로 내지만, 협력 업체의 경영 개선이 상생 협력으로 이어져 궁극적으로 서로 경쟁력을 높이는 윈-윈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는 또 생산이 중단된 차종에만 쓰이는 소량·소액의 보수용 부품을 만드는 협력업체에 대해 생산 및 관리 여건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필요한 양보다 더 많은 양에 대한 생산관리비까지 추가로 지원하고 있다. 또 부품 공용화를 추진해 협력 업체들이 관리해야 하는 부품 수를 크게 줄이는 동시에 연식이 오래된 차종의 보수용 부품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앞으로 수요 예측량만큼 일괄적으로 대량 구입하기로 했다.
현대모비스는 중소 협력업체들과 함께 해외 시장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 중소업체들이 품질 경쟁력을 갖춰도 해외 시장 개척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현대모비스의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바이어를 찾고 해외물류 거점을 구축해 바이어의 요구에 맞춰 제 때 공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설계 지원과 개발비용 분담 등의 엔지니어링 기능을 추가해 협력 업체의 부품개발을 지원하는 한편, 업체의 품질과 납기가격을 관리해 품질도 보증하고 있다.
실제로 현대모비스는 2000년부터 미국ㆍ일본ㆍ유럽ㆍ중국 등에서 수십 차례에 걸쳐 부품전시회를 개최하면서 협력업체들과 해외시장을 활발히 개척해 왔다.
현대모비스는 세계적 수준의 최첨단 장비를 갖춘 중국 기술시험센터를 협력업체에도 개방했다. 협력업체들은 전자시험실ㆍ재료시험실ㆍ측정실ㆍ내구시험실ㆍ성능시험실 등 각종 시험실과 140여 종에 이르는 최첨단 시험장비를 갖춘 현대모비스의 기술시험센터에서 품질시험 및 인증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만1,000여건 시험 실적 중 33% 이상이 협력 업체 생산품에 대한 시험으로 이뤄졌다.
보다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업무가 이뤄지도록 현대모비스는 SMART(Smart Mobis Agent for Reaching Global Top10)라는 전자 조달정보 시스템을 구축, 부품 협력업체와 발주ㆍ납품 등에 관한 정보를 실시간 공유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또 협력사가 모비스 재고를 관리하는 방식인 PMI(Partner Managed Inventory)를 통해 재고 현황, 월 평균 소요량에 대한 정보를 협력 업체와 나누고 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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