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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재기의 구슬땀, 팬택 김포 공장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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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재기의 구슬땀, 팬택 김포 공장을 찾아서

입력
2009.08.30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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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윽, 찰칵 찰칵. 쓰~윽 찰칵 찰칵."

26일 오후 2시30분, 김포 팬택 휴대폰 공장 2층 조립 1라인. 한 여직원이 통화감도를 측정하는 '오토콜' 섹션에서 서랍 모양의 테스트 박스에 휴대폰을 넣고 빼며 적정 수치를 확인하고 있다.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밀려오는 대기 물량을 일정 속도로 유지 시키는 손놀림이 능숙하다. 해외 수출 물량을 뽑아내는 나머지 생산 라인에서도 베테랑으로 보이는 직원들의 조립 작업은 쉴새 없이 계속됐다.

팬택 휴대폰의 심장부가 숨가쁘게 뛰고 있다. 팬택의 핵심기지인 김포공장은 국내ㆍ외 출시 전략 모델을 포함해 휴대폰 전체 생산량의 약 40%에 달하는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경제 불황의 터널 속에서도 이 곳의 공장 가동률은 100%에 이른다.

"2교대로 공장을 풀가동 하고 있지만 버겁습니다. 최근 출시된 특정 모델의 경우엔 제품 조립이 끝나기가 무섭게 빠져나가고 있거든요." 공장 안내를 맡은 오창근 김포공장 생산팀장은 이 곳 사정을 이렇게 전했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팬택은 국내ㆍ외 휴대폰 업계에서 무서운 '다크호스'로 통했다. 무선호출기 제조에서부터 시작(1991년), 불과 10여년 만에 휴대폰 사업에 진출해 큐리텔, 스카이 등을 흡수하며 세계 '톱10' 반열에 올랐으니 그럴 만도 했다. 국내에선 삼성전자 및 LG전자 사이에서, 해외에선 노키아와 모토로라 등 글로벌 기업들과도 당당히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하지만 무리한 해외 진출에 따른 유동성 악화와 더불어 경쟁 업체들의 집중 견제가 겹치면서 2007년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갔다. '결국 그렇게 끝나는구나.'라는 세간의 비아냥 속에, 그 동안 동고동락했던 절반 이상의 직원들도 회사를 떠나야만 했다.

밑바닥에서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면서 보내기를 2년여. 팬택은 기업개선작업 이후, 불황 속에서도 올해 2분기까지 8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가기 직전까지만 해도, 인력 감축을 염두에 두고 "남는 사람들이나 잘하라고 해"라는 우스갯 소리가 유행하던김포공장이 불과 2년 만에 분위기가 180도로 바뀌며 빠르게 정상을 되찾게 된 이유는 뭘까.

"'주인의식'이었어요. 부도를 막기 위해 경영진이 직접 나서 전국 각지의 채권단을 쫓아 다니며 설득하는 모습을 보고, 공장내 분위기가 변했습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직원들 스스로가 알아서 움직였어요. 현장 직원들이 장비를 돌리면서 고민한 공장 개선 방안 아이디어들도 쏟아졌어요. 덕분에 연간 수 십 억원의 원가 절감과 40% 이상 생산성을 높였습니다." 정찬수 팬택 김포공장 생산본부장(상무)은 그 간 직원들의 노력이 떠오르는 듯, 쓴 웃음을 지어 보였다. 팬택 김포공장내 각 설비에는 직원들의 원가 절감 노력을 담은 노란색의 '개선적용사례' 메모 용지가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직원들의 이 같은 피 땀 어린 노력에 힘입어 팬택의 2010년 목표치도 매출 2조5,000억원에 판매량 1,300만대로 상향 조정됐다.

"'한국에서 휴대폰을 만들면 경쟁력이 없다'는 편견을 깨야 해요.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모두 잡아야 하거든요. 앞서 떠난 팬택 식구들과 한 약속이기도 합니다." 정 상무의 얼굴에선 굳은 의지가 엿보였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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