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가 발사에는 성공했지만 정상 궤도에 진입하지 못하자 발사체 개발에 참여한 국내 기업들은 희비가 교차했다. 나로호 개발에는 국내 160여개 기업들이 참여했다.
해당 기업들은 나로호가 발사돼 우주 궤도에 도달했을 때에는 일제히 환호하며 발사 성공을 자축했지만 본 궤도에 안착하지 못하자 당혹감과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들 기업은 "비록 첫 시도는 절반의 성공으로 끝나고 말았지만 이를 거울삼아 2018년 순수 국내 기술로 로켓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나로호 전체 조립과 시험을 맡은 대한한공은 발사체가 발사되자 "2003년부터 7년 동안 흘린 땀과 노력이 결실을 거둬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하지만 발사체가 정상 궤도에 진입하지 못했다는 소식이 나오자 말문을 닫았다.
대한항공은 국내 위성개발 초기인 1993년부터 방송통신위성인 무궁화 1ㆍ2호의 위성 본체와 태양전지판 구조물을 설계ㆍ제작하면서 독보적 기술을 축적했다.
화약을 이용해 추진력을 얻는 고체연료 로켓 개발을 맡았던 한화도 발사 성공을 의미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결과적으로 본 궤도에 진입하지 못한 점을 못내 아쉬워했다. 한화 관계자는 "지난 7년 간 연구원과 관계자들이 불철주야 애쓴 끝에 발사체 궤도 도달에 힘을 보탰다는 데 보람을 느낀다"면서도 "본 궤도에 제대로 들어서지 못해 무척 아쉽다"고 말했다. 한화는 인공위성을 본 궤도에 진입시키는 역할을 담당하는 킥 모터와 발사체 구동장치, 파이로테크 시스템 등을 개발했다.
나로호 발사에 디딤돌이 된 발사대 시스템을 주도적으로 만든 현대중공업은 언급을 삼가고 있다. 다만 앞서 나로호가 발사에 성공했을 때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국가 프로젝트에 참여해 국내 기초과학 발전에 기여했다는 점을 대단히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두산인프라코어에서 분사한 군수업체 두산DST는 나로호의 관성항법유도장치를 독자 개발했다. 관성항법유도장치는 나로호의 전 비행과정을 관리해주면서 위치를 알려주는 핵심 장치다. 두산중공업은 발사체 상단을 구성하는 노즈페어링부, 위성 어뎁트부, 탑재부 등의 외부 기체개발과 제작을 담당했다.
두원중공업은 발사체 기체 구조와 인공위성 열 제어계 장비를, 비츠로테크는 엔진제작과 터보펌트, 연소 및 가스 발생기를 제작했다. 네비콤, 단암시스템즈, 엠티지, 퍼스텍 등은 각각 GPS 수신기 및 안테나, 송수신, 추력기시스템 등을 맡았다. 한국화이바는 나로호의 옷이라고 할 수 있는 기체 구성 특수소재를 만들었다.
이성원 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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