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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메시지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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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메시지 정상회담'

입력
2009.08.24 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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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23일 청와대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 조문차 서울을 방문한 김기남 북한 노동당 중앙위 비서 일행을 만났다. 김 비서는 이 자리에서 남북협력의 진전 의지를 담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구두 메시지를 전달했고, 이 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북한의 경제발전을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는 대북정책 원칙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9시부터 30분 동안 진행된 면담이 끝난 뒤 "북한 조문단은 남북협력의 진전에 관한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발표했다.

이 대변인은 "북측 조문단은 남과 북이 협력해서 모든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면서 "이 대통령은 남과 북이 어떤 문제든 진정성을 갖고 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간다면 해결하지 못할 일이 없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김 비서는 A4용지 1장 분량의 김 위원장 메시지를 낭독한 뒤 '지도자의 결심이 중요하다'는 취지의 언급을 하면서 남북 정상간 대화를 통한 남북관계 복원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특히 우리 정부의 일관되고 확고한 대북 원칙을 설명했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북한이 핵 문제를 풀면 북한을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8ㆍ15 경축사 메시지를 설명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청와대 면담 사실을 보도하며 "북과 남 사이의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데 대한 문제들이 토의되었다"고 전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 처음으로 이뤄진 이 대통령과 북측 고위당국자 간의 면담으로 남북관계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이날 면담에는 현인택 통일부 장관, 김성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과 북측의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원동연 조선아태평화위 실장 등이 배석했다. 북측 대표단이 22일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며 이 대통령 면담을 요청하자 우리 정부는 하루 뒤인 23일 오전 이 대통령의 외국 조문사절단 면담 일환으로 북측 조문단의 청와대 예방을 허용키로 했다.

이에 앞서 현인택 장관과 북측 김양건 부장은 22일 서울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두 차례 회동, 현대와 북한 간의 5개항 합의 및 800연안호 선원 문제 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북측은 지난달 30일 동해에서 나포한 연안호 선원 4명을 곧 석방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양건 부장은 22일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등과 가진 조찬 회동 자리에서 "북한에 자원이 많은데 이것이 중국을 거쳐 나간다"면서 "(남북간) 직접 교역을 하면 상호 이익이 되지 않겠는가" 라고 말했다.

염영남기자

정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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