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파의 뚝심이 미국 LPGA투어 메이저퀸의 관록을 꺾었다.
정규투어 2년차 이보미(21ㆍ하이마트)가 LPGA투어 2008년 US여자오픈 챔피언 박인비(21ㆍSK텔레콤)를 연장 접전 끝에 제치고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이보미는 23일 서귀포시 더 클래식골프장(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넵스 마스터피스 3라운드 합계 12언더파 204타로 박인비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 두 번째 홀에서 파를 지켜 정상에 올랐다. 상금 1억원을 받은 이보미는 상금 랭킹에서도 3위(1억6,900만원)로 뛰어 올랐다.
이보미는 2007년 2부투어인 드림투어를 통해 KLPGA 정회원 자격을 얻었지만 시드전에서 허리 부상으로 하위권에 머물러 작년 2부투어를 다시 뛰면서 상금왕(2승)에 올랐고 후반기 막판 정규투어 5개 대회에 출전해 두 차례 톱10에 입상했다.
박인비와 함께 공동 선두로 경기에 나선 이보미는 17번홀(파3)에서 티샷을 홀 1m도 안 되는 거리에 붙인 뒤 버디를 잡아 1타차 단독 선두로 올라섰지만 박인비도 마지막 3개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이날 승부처가 된 연장 두 번째 홀에서 박인비가 1m 파퍼트를 놓치자 이보미는 2m 거리에서 침착하게 파를 성공하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어릴 때 태권도를 하다 아버지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한 이보미는 "21일이 생일이었는데 생일 선물을 받은 것 같다. 정말 우승하고 싶었는데 이제 고비를 넘었으니 올 시즌 2승을 더하고 싶다"면서 "그 동안 우승을 못해서 제 팬클럽에 가입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가입할 수 있다"며 웃었다.
LPGA투어 멤버 최혜정(25)은 11언더파 3위, 4개 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했던 유소연(19)은 공동 14위에 머물렀다.
한편 마지막 날에도 조영란(22)과 박시현(21)이 각각 7번홀과 5번홀(이상 파3)에서 홀인원을 기록, 첫날 3개 등 이번 대회에서 모두 5개의 홀인원이 쏟아졌다.
정동철 기자 ba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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