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정보국(CIA)이 테러용의자 심문 과정에서 총과 전기드릴로 처형 분위기를 연출하는 고문기법을 썼던 것으로 드러났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21일 2004년도 미공개 정부보고서를 접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CIA 심문자들은 2000년 미국 전함 USS콜호 테러 용의자로 체포된 아브드 알라힘 알 나시리를 심문하면서 그를 쏠 것처럼 총을 들이대고, 전기드릴로도 위협했다. 또 용의자의 옆방에서 다른 용의자를 처형하는 것처럼 총성을 내는 심리적 압박을 가하는 방법도 사용됐다.
미 연방법상 즉결처형하려는 듯이 구금자를 위협하는 행위는 불법적 고문에 해당한다. 2004년 5월 CIA 감사관이 CIA 심문 프로그램 전반을 검토한 뒤 작성한 이 보고서는 미국시민자유연맹의 정보공개 요구가 법원에 의해 받아들여져 내주 공개될 예정이다. CIA는 알 나시리에게 물고문도 가했다.
CIA 감사관은 보고서에서 극단적인 CIA 심문기법이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마련된 심문 가이드라인을 벗어난 것이라고 비판했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러한 심문기법이 정보를 얻는 데 실제로는 효과적이지 않았다는 점을 보고서가 시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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