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아들'은 어디까지 달릴까.
우사인 볼트(23ㆍ자메이카)는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남자 100m 결승에서 9초58로 세계신기록을 갈아치운 데 이어 21일 200m 결승에서도 19초19로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또 23일 남자 400m 계주에서도 37초31(대회신기록)로 금메달을 땄다.
볼트는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에서 100m(9초69), 200m(19초30), 400m 계주(37초10)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많은 스포츠 과학자들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등을 거친 결과 100m에서 '인간의 한계'는 9초50이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볼트는 이미 '한계'에 100분의 8초차까지 따라붙었고, 여전히 '진화 중'이다.
볼트는 21일 200m 레이스에서 100m를 '평균' 9초595에 뛰었다. 9초595라면 100m 세계신기록과도 0.015초밖에 나지 않는 엄청난 수치다. 폭발적인 스퍼트를 200m 레이스가 끝날 때까지 유지할 수 있는, '신기의' 스피드지구력을 갖췄다는 증거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부터 메이저대회 6전승+세계신기록 5개의 상승세로 미뤄볼 때 볼트의 한계는 예측하기 어렵다.
23일 레이스 후 볼트는 "앞으로 몇 년간 더 챔피언에 올라야 한다"며 "이번 대회에서 최상의 몸 상태는 아니었지만 최선을 다한 것에 만족한다"면서도 "내가 충분히 빨랐다고 말한 적이 없다"며 한계를 향한 '무한도전'을 시사했다.
볼트는 지난 4월 자메이카 고속도로에서 스포츠카를 몰고 가다 전복사고를 당했다. 다행히 큰 부상은 없었지만 차량은 폐차가 될 정도로 큰 사고였다. 볼트의 경쟁자인 타이슨 게이(27ㆍ미국) 등은 최근 하락세가 뚜렷하다. 말 그대로 볼트 세상이다.
사생활 문제, 경쟁자 부재에 따른 자만심 등 '변수'만 없다면 볼트의 100m 9초5 돌파가 꿈만은 아니라는 이야기가 설득력 있게 들린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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