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등 북측 조문단이 평양으로 떠나기 전인 22일 오전 현인택 통일부 장관 등과 회동키로 하면서 양측이 어떤 주제로 어디 선까지 합의를 이뤄낼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대화 주제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합의했던 5개 항이 중심이 될 전망이다. 5개 항은 ▦비로봉 관광을 포함한 금강산 관광 재개 ▦남측 인원의 육로 통행 및 북한 체류 제한 조치 해제 ▦개성관광 재개와 개성공단 활성화 ▦백두산 관광 개시 ▦추석 이산가족 상봉 등이다.
정부는 현재까지 박왕자씨 피살 사건 이후 중단된 금강산 관광 등을 포함한 북측 관광에 대해서는 당시 사건에 대한 공동조사 실시와 재발 방지가 담보되지 않는 한 관광 재개는 어렵다는 자세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최근 김 위원장이 현 회장과 회동 당시 "앞으로 절대 그럴 일(피살사건 등)이 없을 것"이라며 금강산 관광객의 신변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어 이에 대한 양측의 조율 여부가 주목된다.
개성공단 활성화 문제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일단 북측이 12ㆍ1 조치를 해제했으나, 아직 공단 임금 등의 조정 문제가 현실적인 과제로 남아 있다.
우리 측에서는 800 연안호 선원들의 조기 귀환을 강력히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도 "남북 당국자간 대화로 해결하기 바란다"고 언급한 바 있어 북측의 대응여부가 주목된다.
5개 항과 연안호 문제 등 현안에 이어서는 경색된 남북관계에 대한 큰 틀에서의 복원 방안 등 폭넓게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이명박 대통령도 8ㆍ15 경축사를 통해 "어떤 식으로든 만나 대화하자"는 뜻을 밝힌 바 있어 고위급 대화 채널 복원 등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조문단이 북으로 떠나기 전 청와대를 전격 방문해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와 관련, "북측 조문단의 청와대 방문이나 이 대통령 접견 요청이 없어 현재로서는 만날 계획이 없다"면서 "그쪽의 요청이 있으면 만날 수는 있지만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고, 우리가 초청한 것이 아니니 먼저 만나자고 할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북측 조문단을) 혹시 만나게 되면 투명하고 당당하게 만나지, 뒤로 비밀 회동하는 일은 있을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앞서 조문단장인 김 비서는 이날 국회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뒤 김대중평화센터에서 이희호 여사와 만난 자리에서 "(남측 관계자들을) 다 만나겠다.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말해 남북 당국자간의 회동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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