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 환자가 일일 최다인 258명을 기록하며 대유행(Pandemic)에 바짝 다가섰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신종플루의 확산 속도가 앞으로 수개월 동안 급속히 빨라질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하며 각국에 대응책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질병관리본부는 “21일 하루동안 신종플루 증세를 보여 검사를 받은 671명 중 258명이 신종플루 확진환자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이는 첫 확진환자가 나온 지 111일 만에 가장 많은 숫자로, 108명이었던 일일 최다 발생기록을 불과 이틀 만에 두 배 넘는 수치로 갈아치운 것이다. 이로써 신종플루 감염자는 총 2,675명으로 늘었으며, 이 중 1,842명이 완치, 2명이 사망, 831명이 병원과 자택에서 격리치료를 받고 있다.
정부는 각급 학교 개학으로 신종플루가 급속히 확산돼 9월초 대유행 기준을 초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유행은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의심환자(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가 2.6명을 넘으면 선포되며, 최근 10주간 이 분율은 1.67~2.48명의 추이를 보이고 있다. 보건 당국은 백신과 항바이러스제 투여 등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신종플루 대유행이 시작될 경우, 2~4개월 만에 입원환자가 13만~23만명, 외래환자가 450만~800만명까지 확산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정부는 신종플루가 대유행에 임박함에 따라 한승수 국무총리 주재로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가을철 대유행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신종플루 치료제인 항바이러스제(타미플루)는 현재 전체 인구의 11% 수준인 531만명분을 비축하고 있으나, 대유행에 대비해 625억원을 투입, 250만명분을 추가 확보키로 했다.
현재 개발중인 예방 백신에도 1,084억원의 추가 예산을 투입해 인구 대비 27%에 해당하는 물량을 확보할 계획이다. 정부는 백신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허가절차를 신속히 진행해 내년 1월로 예정됐던 예방접종 시기를 올 11월로 두 달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신종플루 발생시 폐렴 등 중증환자에 대한 집중치료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치료거점병원 455개와 거점약국 567개를 지정, 보건복지가족부와 질병관리본부, 의사협회, 병원협회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신종플루는 일본에서도 1주일 새 확진환자가 11만명이나 늘어나 대유행이 선포되는 등 전 세계적으로 급속 확산되고 있다. 신영수 WHO 서태평양지역 사무처장은 21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인플루엔자 국제심포지엄에서 “조만간 대부분의 국가에서 신종플루 환자 수가 3~4일마다 2배로 늘어나는 상황이 몇 달간 지속될 것”이라며 “이제 필요한 대비 태세를 갖출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WHO는 향후 2년 동안 세계 인구의 3분의 1인 최대 20억명이 신종플루에 감염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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