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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순 앞둔 김덕영씨, 청주대서 문학박사 학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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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순 앞둔 김덕영씨, 청주대서 문학박사 학위

입력
2009.08.23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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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순을 앞둔 노인이 문학박사 학위를 받는 노익장을 과시했다.

21일 청주대 후기 학위 수여식에서 김덕영(77ㆍ충북 청주시 흥덕구 분평동)씨는 '한용운의 시 연구-한시와 한글시의 연관성을 중심으로'란 논문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김씨는 "늦었지만 평생 꿈꿔온 소망을 이뤄 한 없이 기쁘다"며 환하게 웃었다.

김씨의 늦깎이 향학열은 2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릴 적부터 글재주가 좋았던 김씨는 서라벌예술대 문예창작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집안사정으로 문학도의 꿈을 접고 1963년 경찰에 투신했다.

그러나 창작에 대한 갈망으로 8년 만에 사표를 냈다. 이후 김씨는 습작활동을 하면서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 충북도정, 청주시정자문위원 등 왕성한 사회활동을 펼쳤다. 그리고 이런 사회활동이 당시 49세였던 그에게 청주대 국문학과(야간) 입학의 계기를 제공했다.

졸업 후 창작에 매달린 그는 60세에 이르러 시인과 소설가, 수필가로 등단했다. 1997년에는 '산촌의 연가'라는 시집도 냈다. 내친 길에 67세에 대학원에 진학해 한문교육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의 향학열은 고희를 넘겨서도 이어졌다. 올망졸망한 손주들의 재롱 보다 더 좋은 공부를 위해 72세(2004년)에 국어국문학 박사과정을 시작했다.

하지만 5년간의 박사과정은 쉽지 않았다. 노구를 이끌고 논문자료를 구하기 위해 경향의 도서관을 뒤지고 다니기가 가장 힘들었다. 시력도 떨어져 하루 2, 3시간 이상 책을 볼 수 없었다. 논문 마무리가 한창이던 지난 2월엔 건강이 나빠져 수술까지 받는 위기도 맞았다.

김옹은 "좋아서 시작한 일이지만 너무 힘들어 중간에 포기할 생각도 한 적이 많았다"며 "아내와 자식들의 걱정 속에서도 배우고 싶다는 열정 하나로 버텼다"고 말했다.

학위수여식이 끝나자 그는 아내 박향석(78)씨에게 가운을 입혀주며 "묵묵히 내조한 아내와 배려를 아끼지 않으신 지도교수께 이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말했다.

10여년 전부터 충북지역의 미담과 가화, 문화사를 연구하는 '미덕문화연구소'를 운영중인 그는 "연구소를 활성화해 주변의 훈훈한 미담을 책으로 엮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도덕성 회복운동을 펼쳐 나갈 생각"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청주=이준호기자 junh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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