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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산악인 오은선씨 "13좌 올랐단 것보다 살아 돌아온게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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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산악인 오은선씨 "13좌 올랐단 것보다 살아 돌아온게 행복"

입력
2009.08.23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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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산악인 오은선(43ㆍ블랙야크)씨에겐 요즘 쇄도하는 인터뷰 요청에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하지만 오씨는 이를 "13좌를 무사히 오른 자의 행복이 아니겠느냐"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오 대장은 먼저 8,000m 13개 봉우리를 오르고 무사히 내려온 심경을 묻자 "13좌를 올랐다는 사실보다는 이렇게 살아 돌아온 것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낭가파르밧(8,125m)에서 숨진 고미영씨를 염두에 둔 듯했다.

"주변에서 한국 여성 산악계의 산 역사라고 한다"고 말을 건네자 오씨는 "틀린 말은 하나도 없는 것 같다"며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갔기에 제 움직임에 처음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수 밖에 없는 것 같다"며 자부심을 감추지 않았다.

안나푸르나(8,091m)에 올라 세계 최초 14좌 완등한다면 어떤 의미가 있느냐고 묻자 오씨는 "여성이 걸어온 등반의 길은 아직 미흡하다"며 "8,000m 등반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올 초 18번째로 14좌를 완등한 외국의 남성 산악인을 만나고 난 뒤 여자는 20위권 안에 들수 없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더더욱 20위 안에는 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회고했다.

8,000m 봉우리 13개 중 11개를 무산소로 등정한 이유에 대해 오 대장은 "2007년 5번째 고봉인 K2를 오르고 14좌 완등 계획을 발표했을 때 더블스코어로 앞서가는 외국 산악인들을 보니 모두 무산소 등정을 하고 있었다"며 "똑같은 조건에서 경쟁하고 싶었다"며 '오기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고 고미영씨를 비롯해 많은 산악인들의 죽음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드는지를 물었다. 오씨는 착잡한 표정으로 "왜 그런 일이 생겼는지 분석해 보면 대부분 답이 있다"며 "그분들의 죽음 앞에서 배운다"고 말했다.

오씨는 이어 "산에서 죽고 싶지 않기 때문에 더욱 철저하게 대비하고 준비한다"며 "다만 내 운명이 다해서 산에서 죽는다면 행복으로 여길 것"이라고 부연했다. 오씨는 다음달 10~15일 안나푸르나로 떠난 뒤 약 1개월 뒤 정상 도전에 나설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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