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1일 서울을 방문한 북한 조문단의 안전을 확보하는데 여념이 없다. 현 정부 출범 후 남측을 찾은 첫 북측 당국자들이란 점에서 경호나 예우 등 의전 부분에 정부 당국이 신경을 크게 쓰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들에 대한 특별 경호는 김포공항에서부터 시작됐다. 특히 공항에서 남측 보수단체들의 북측 조문단에 대한 반대 시위가 우려되던 터라 경찰들은 더욱 삼엄한 경계를 섰다. 조문단은 공항에서 내리자 마자 기다리던 홍양호 통일부 차관과 정세현 김대중 평화센터 부이사장과 인사를 나눈 뒤 바로 준비된 차량에 탑승해 국회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이 일부 조문을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기는 했지만, 큰 소동은 없었다.
국회로 가는 과정에서도 10여명의 경호 담당자들이 미니버스와 승용차에 나눠 타고 가면서 조문단을 철저히 호위했다.
조문단이 국회에서 머무는 동안 이들 주변에는 경찰 등 20여명의 경호 담당자들이 에워싸 외부인의 접근을 차단했다. 더구나 빈소에 조문을 온 시민들 중 일부가 북측 조문단의 사진을 찍기 위해 가까이 접근하다 제지를 당하는 등 다소 과할 정도로 경호에 온 신경을 썼다.
이들이 하룻밤 동안 머무는 서울의 한 호텔 주변에는 8개 중대 700여명의 전경이 투입될 정도로 '인의 장막'을 치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호텔 내부는 물론, 외곽의 담을 따라 촘촘히 경비를 선 전경들은 뜬눈으로 밤을 지샜다.
경찰 측은 "보수시민 단체들의 집회가 숙소 등에서 열릴 수 있는데다, 국내외 테러분자들의 도발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경호대상은 아니지만 신변안전 조치 차원에서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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