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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국장/ 北조문단 "고인 뜻 받들어 북남 관계개선 할 일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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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국장/ 北조문단 "고인 뜻 받들어 북남 관계개선 할 일 많다"

입력
2009.08.23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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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 조문을 위해 21일 서울을 방문한 김기남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와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등 조문단은 공식 조문 외에 예정에 없던 비공식, 비공개 일정을 소화하며 하루종일 분주히 움직였다.

조문단은 이날 오후 2시께 고려항공 특별기편으로 평양을 출발, 서해 직항로를 통해 오후 3시께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이들은 홍양호 통일부 차관과 정세현 김대중 평화센터 부이사장 등의 영접을 받은 뒤 준비된 에쿠스 리무진 등의 차량에 나눠 타고 빈소가 마련된 국회로 향했다. 상이군경회 등 보수단체 회원 100여명이 공항 국제선 터미널 옆에서 조문단의 방남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지만 큰 마찰은 없었다. 이동과정에서 평양에서 가져온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조화를 실은 화물차량이 조문단 차량들을 선도해 눈길을 끌었다.

국회에 도착한 조문단은 곧바로 빈소에 조문했다. 조문단은 먼저 김 전 대통령 영정 오른쪽에 조화를 세운 뒤, 일렬로 서서 묵념했다. 김 위원장의 조화는 흰색 꽃을 배경으로 중앙부분의 위쪽은 진분홍색의 '김일성화', 아래쪽은 붉은색의 '김정일화'가 박힌 형태로 꾸며졌다. 정면에 장식된 리본에는 양측으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추모하여'와 '김정일'이라고 적혀있었다.

이어 김 비서 등은 김 전 대통령 아들인 홍업, 홍걸씨 등 유족 및 여야 국회의원 등과 일일이 악수했다.

조문단장인 김 비서는 홍업씨에게 "김정일 국방위원장께서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했다"고 말했고, 홍업씨는 "감사하다"고 답했다. 김 비서는 조문록에 "정의와 량심(양심)을 지켜 민족 앞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긴 김대중 전 대통령을 추모하며, 특사조의방문단 김기남"이라고 적었다. 조문단이 도착하자 빈소에 있던 일부 시민들은 '통일' 등을 외치며 박수로 환영하기도 했다.

조문을 마친 일행은 예정에 없이 김형오 국회의장과 차를 들며 잠시 환담했다. 김 의장은 "이번 기회가 남북관계 돌파의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현정은 현대 회장이 김 위원장과 좋은 타결을 지은 것도 남북관계 장래를 위해 좋은 일이고, 연안호 선원들에 대해서도 김 위원장이 좋은 지시를 했다고 들었는데 돌아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 비서는 "고인의 북남화합과 북남관계 개선의 뜻을 받들어 할 일이 많다. 저희도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그는 또 "(남북간 길이) 다 먼 길이라 하는데 먼 길이 돼선 안 된다"며 남북관계 개선 의지도 피력했다.

조문단은 김 의장과의 면담 직후 서울 동교동 김대중 도서관을 방문, 김 위원장이 직접 서명한 조의 메시지 문서를 낭독하고 이를 이희호 여사에게 전달했다.

김 비서는 "김 위원장이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 생전에 민족을 위해 많은 일을 하셨다. 김 전대통령이 하셨던 일을 유가족이 잘 이어나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비서는 이어 "김 위원장이 여러나라에서 조문단이 오겠지만 남보다 먼저 가서 직접 애도의 뜻을 표해야 한다. 사절단의 급도 높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 김 비서는 홍양호 통일부 차관에게 "(남측 관계자들을) 다 만나겠다.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져 남북 당국자간 접촉이 성사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조문단은 이어 숙소인 서울 그랜드힐튼호텔로 이동, 임동원 정세현 이재정 전 통일부장관, 박지원 민주당 의원, 백낙청 시민평화포럼 고문 등과 만찬을 했다. 북측 조문단은 22일 오후 2시 김포공항을 통해 평양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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