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의 핵사찰과 관련해 강경기조를 이어온 이란이 1년여 만에 유엔 사찰단의 방문을 허용하기로 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20일 이란이 최근 아라크 지역에 위치한 중수로에 대해 유엔 사찰단의 방문을 허용했다고 외교관들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이란의 한 소식통은 "오랫동안 국제사회가 기다려온 조치"라며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이 지난주 아라크 지역을 이미 방문했다"고 밝혔다. 아라크의 중수로는 완성을 거의 앞두고 있으며 서방세계로부터 플루토늄 추출을 위한 시설이라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와 함께 이란은 나탄즈의 우라늄 농축 시설에 대한 IAEA의 감시 요청도 수락했다고 AP 등은 전했다. 그 동안 IAEA는 무기생산을 위해 전용된다는 의심을 받아온 이곳의 시설을 감시할 카메라를 추가로 설치하고 사찰을 허용해달라 요구해왔다.
이 같은 이란의 유화적인 자세 전환에 대해 국제사회는 대체로 "이란 핵 정책의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하는 신호가 아니라 국제적인 제재를 피하기 위해 급한 불을 끈 것에 불과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란은 미국 등 서구사회로부터 9월 말까지 플루토늄 농축 프로그램을 중단하지 않으면 제재를 받을 것이란 경고를 들어왔다.
때문에 당장 직면하게 될 큰 고비는 피하고 보자는 의도로 이란이 이번 사찰단 방문을 허용했다는 분석이 많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이란의 급작스러운 입장 전환을 놓고 "예전과 다르지 않은 행동이며 강도 높은 제재안이 나오기 전에 무언가 양보하겠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 평가했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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