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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오래 기다렸다, 신동의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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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오래 기다렸다, 신동의 등극

입력
2009.08.23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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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신동' 김지석이 드디어 정상에 올랐다. 이창호를 바라보면서 바둑을 배웠고 이창호의 바둑을 복기하면서 프로의 꿈을 키운 지 어언 10여년. '이창호 키드'가 마침내 '우상' 이창호를 누르고 큰 꿈을 이뤘다.

19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생방송으로 벌어진 제5기 한국물가정보배 결승3번기 제2국에서 김지석(5단ㆍ20)이 거함 이창호를 1집반차로 물리쳤다. 일주일 전 결승1국을 불계승한 데 이어 내리 2승을 거둠으로써 종합전적 2대0으로 생애 첫 타이틀을 쟁취했다. 우승 상금은 2,500만원.

올해 46승8패(승률 85%)로 다승 승률 연승 등 3개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김지석은 이번 물가정보배서 예선부터 결승까지 11승1패(유일한 1패는 본선리그서 이세돌에게 당했다)를 기록하며 파죽지세로 정상까지 내달렸다.

우승 인터뷰에서 김지석은 "초반에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중반에 상변에 큰 집을 허용해 마지막까지 어려운 승부였다"며 "부모님이 가장 기뻐하실 것 같다. 앞으로의 목표는 내년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반드시 우승을 차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물가정보배 우승으로 김지석은 6단으로 승단하게 된다.

한편 이창호는 또 다시 준우승에 머물렀다. 2007년 이후 국내외 기전을 통틀어 10번째 준우승이다.(우승은 6번) 더욱이 프로생활 23년동안 유일하게 정상에 올라보지 못한 물가정보배 제패에 또 실패함으로써 전 기전을 한 차례 이상씩 우승하는 이른바 '사이클링 히트' 달성의 꿈도 무산됐다.

게다가 이번 결승 1, 2국 모두 자신의 전공 분야였던 끝내기에서 오히려 역전 당했기에 더욱 아쉬움을 남겼다. 3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쇠퇴의 길로 접어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박영철 객원기자 ind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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