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국회에는 21일에도 조문객들이 줄을 이었다. 뙤약볕 날씨에도 불구하고 조문객들의 행렬은 하루 종일 이어졌다.
김 전 대통령의 차남 홍업씨, 삼남 홍걸씨, 권노갑 전 의원 등 동교동계 인사와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박지원 의원 등이 꾸준히 상주석을 지켰다. 이희호 여사는 전날 동교동 자택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이날 오전 다시 빈소를 찾아 고인 앞에서 묵념을 한 뒤 한동안 조문객들을 직접 맞았다.
이날은 재계 인사들의 조문들이 많았다. 최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헌화한 뒤 이 여사와 악수하며 위로의 뜻을 전했다. 이어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남용 LG전자 부회장 등이 차례로 조문했다. 저녁에는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도 조문했다.
민주당 강기정 서갑원 의원과 우상호 대변인, 임종석 전 의원 등 386 정치인 10여명도 시민들과 함께 조문 행렬에 동참했으며, 한나라당 정진섭 성윤환 의원 등 여당 인사들의 조문도 이어졌다. 이밖에 캐나다, 터키, 핀란드, 오스트리아 등 42개국 주한외국대사 및 사절이 분향소를 찾았다.
국회측은 조문객들을 위해 김 전 대통령의 발자취를 알리는 전시회를 열었다. 국회도서관은 23일 영결식까지 국회 잔디마당 주변에 김 전 대통령과 관련한 도서, 사진 등 소장자료를 전시한다.
전날 밤 현수막이 붕괴돼 조문이 중단됐던 서울광장 분향소는 이날 오전 5시30분께부터 복구가 완료돼 다시 조문객이 몰렸다.
특히 DJ 측 동교동계와 김영삼 전 대통령측 상도동계가 중심이 돼 만든 '민주화추진협의회'도 이날 서울광장에 분향소를 설치했다. 동교동계에서는 민주당 한화갑 전 대표와 김상현 전 의원, 상도동계에서는 한나라당 김무성 안경률 의원, 김덕룡 대통령 국민통합특별보좌관 등 양 계파 인사들이 나란히 조문객을 맞았다.
김무성 민추협 공동회장은 "YS와 DJ 두 지도자가 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했지만 때로는 경쟁하면서 생겨난 지역감정을 해소해야 한다"면서 "DJ의 서거 전 YS가 화해했다고 말했기 때문에 민추협도 화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의 고향인 전남 신안군 하의도에 차려진 분향소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주민들이 함께 찾아왔다. 김정호 전 청와대 비서관과 연극인 명계남씨, 봉하마을 이병기(54) 이장 등 25명은 이날 면사무소에 차려진 분향소를 찾아 헌화하고 분향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박경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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