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 국장 사흘째인 20일에도 추모 열기는 식을 줄 몰랐다. 이날 빈소와 공식 분향소가 마련된 국회의사당은 여야를 떠나 정치인들이 앞다퉈 조문에 동참해 화합의 장이나 다름없었다.
이날 오후 4시50분께 국회의사당 본관 앞으로 김 전 대통령의 시신이 운구되면서 조문객들의 분향이 시작됐다. 김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는 박계동 국회 사무총장의 안내를 받아 평생의 동지이자 반려자였던 남편의 영정 앞에서 분향했다. 파킨슨병에 투병 중인 김홍일 전 의원을 비롯 홍업, 홍걸씨 등 삼형제도 고인이 된 아버지 앞에 국화를 놓았다.
상주를 자처한 민주당 당직자 30여명도 일제히 도열해 조문했다. 정세균 대표는 방명록에 '평화민주주의와 인권의 아버지. 당신의 유지를 영원히 받들겠다'고 적었다. 권노갑, 한화갑, 한광옥, 김옥두 전 의원 등 동교동계 4인방도 이날 밤늦게까지 조문객들을 맞이하며 평생 모신 '주군' 곁을 지켰다.
김 전 대통령과 평생의 정치적 라이벌이었던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자녀도 참석해 화합의 의미를 더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유승민, 이정현 의원 등 측근과 함께 분향소를 찾아 "깊이 애도하는 마음으로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도 "우리나라 정치 기수셨는데 안타깝다"고 말했고, 이상득 의원도 "나라를 위해 고생만 많이 하다가 가셨다"고 애도했다.
김형오 국회의장과 이윤성, 문희상 국회부의장 등 국회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도 '의회주의자'였던 고인의 넋을 기렸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 유인촌 문화관광체육부 장관, 국내 최초 우주인 이소연 박사 등도 분향에 동참했다.
세계 각국 지도자와 유력인사들의 애도도 이어졌다. 중국 차기 최고지도자로 거론되는 시진핑 국가(習近平)부주석은 이날 조전을 통해 "김대중 선생은 중국인민의 오랜 친구"라고 고인을 기렸다.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도 "우리 부부에게 보여준 친절을 절대 잊지 않겠다"고 애도했다. 미얀마의 민주화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도 조화를 보내왔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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